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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색 날 출국한 임동호 "오사카는 제2의 고향, 도피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전 최고위원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 수사와 관련,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전 최고위원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 수사와 관련,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사카는 나의 제2의 고향이다. 연말에 만날 사람이 많아 지난 24일 오사카로 왔다. 도피성 출국이 아니다.”

임동호 2015년부터 2년간 오사카 경제법과대학 객원연구원 활동 #오사카에 본인 소유 집 있어…“연말 맞아 오사카 지인 만나러 왔다” #임동호 지난 18일 민주당 예비후보 등록

일본에 머무는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6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임 전 최고위원은 서울 중앙지검이 자택을 압수 수색을 한 지난 24일 오후 후쿠오카 행 배를 타고 일본으로 갔다.

그는 “연말이어서 오사카에 만날 사람들이 많다”며 “오사카에 (제 소유의) 집이 있어서 여기에 머물며 송년 모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2015년부터 2년간 오사카 경제법과대학 동아시아연구소에서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인사들과 관계를 맺어 왔다.

임 전 최고위원은 일본에 머물며 향후 거취를 모색 중이다. 그는 “민주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내년 총선 출마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오사카에서 이철 재일한국인 양심수 동우회 대표 등 민주화 인사들에게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도 있으니 후원회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승낙을 받았다”고 말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오는 28일 귀국할 예정이다.

지난달 1일 민주당 울산시당에서 제명당한 임 전 최고위원은 중앙당 윤리심판위에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임 전 최고위원은 지난 7월 출간한 ‘민주당, 임동호입니다’라는 책에서 정치 브로커들에게 3억원을 건넨 민주당 후보가 있었다는 내용이 명예훼손에 해당해 제명당했다. 재심에서 제명이 확정되면 민주당을 탈당해야 한다.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한 임 전 최고위원은 민주당 탈당 이후 거취를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017년 12월 올린 술자리 사진. 김경수 경남지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임동호 전 최고위원 모습이 보인다. [사진 임동호 페이스북 캡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017년 12월 올린 술자리 사진. 김경수 경남지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임동호 전 최고위원 모습이 보인다. [사진 임동호 페이스북 캡처]

임 전 최고위원은 최근 “2017년 7월 초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함께 있는 술자리에서 일본 오사카 총영사 자리 이야기를 나눴다”고 폭로한 이후 민주당에서 궁지에 몰려 있다는 말이 나돈다.

민주당 관계자는 “임 전 최고위원의 재심이 계류돼 있고, 최근 자신의 입장을 항변하는 과정에서 임종석 전 비서실장, 김경수 경남지사 등을 언급하면서 더민주 내에서 궁지에 몰린 것은 사실”이라며 “재심 결과에 따라 임 전 최고위원의 탈당 여부 또한 결정 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청와대 관계자들이 송철호 울산시장을 민주당 단독 후보로 추천하기 위해 당내 경쟁자였던 임 전 최고위원에게 공직을 제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금지하고 있는 ‘후보 매수’가 사실로 드러나면 청와대와 민주당에 미칠 후폭풍이 크다.

일각에서는 임 전 최고위원이 민주당 탈당을 막기 위해 전략적으로 일본 행을 택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임 전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민주당 내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총선 출마 의지를 피력하며 당내 경선 후보를 원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임 전 최고위원이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관련해 스모킹건으로 부상하자 민주당에서는 임 전 최고위원을 관리하기 위해 민주당원으로 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을 알기 때문에 임 전 최고위원이 일본으로 출국해 언론의 주목을 받으려고 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송 시장을 울산시장 단독 후보로 추천하기 위해 당내 경쟁자였던 임 전 최고위원에게 다른 공직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공천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울산=이은지·백경서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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