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가 자동 종료된 26일 오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가 국회 로텐더홀 농성장에서 열렸다.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와 최고위원들이 참석하는 이날 최고위에 의외의 인물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맨 왼쪽 끝자리 좌석에 자리한 배현진 당협위원장이다.
배 위원장은 병원에 입원한 황교안 대표의 대국민 호소문을 대독하기 위해 회의에 참석했다. 단식에 이어 지난 11일부터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벌여온 황 대표는 본회의에 선거법이 상정된 다음 날인 24일 오전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최고위 시작 전 이창수 대변인이 황 대표의 대국민 호소문을 배 위원장이 대독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후 심재철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이 시작됐고 배 위원장의 대독은 박완수 사무총장의 발언이 끝난 뒤 맨 마지막 순서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때 잠시 의원들 간의 의견 충돌이 발생했다. 최고위에서 황 대표의 호소문 대독을 배현진 당협위원장이 대독하는 문제를 두고 이견이 있었다. 심 원내대표, 조경태 최고위원 등이 모여 논의를 거친 끝에 배 위원장의 대독이 결정됐다.
황 대표는 호소문을 통해 "만신창이가 된 제 몸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주삿바늘의 고통보다 사랑하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을 좌파독재로 망쳐가고 있는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을 막아내지 못한 채 병원에 실려 온 저 자신을 석고대죄하며 강력히 호소한다"고 전했다.
통상 당 대표의 입장을 전할 때는 당 대변인이나 당 대표 비서실장이 나서는 게 일반적이라 이날 배 위원장의 대독은 이례적이었다. 자유한국당은 배 위원장의 대독에 대해 말들이 많고, "뜬금없다"는 반응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최고위가 끝난 뒤 로텐더홀에 설치된 농성장은 철거됐다. 이후 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안 통과가 예상되는 27일 전국 253개 당협을 중심으로 문희상 국회의장과 문재인 정권 '3대 게이트' 의혹을 규탄하는 대국민 홍보전을 벌여 여론전을 벌인다.
황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오전 11시 서울역에서 시민들과 직접 만나 관련 전단을 배포할 예정이다.
김경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