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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 끝낸 뒤 저렴하고 편하게 운동 즐기는 그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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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광주 남부대 시설을 활용해 실내 골프를 즐기는 스포츠클럽 회원들. [사진 광산남부스포츠클럽]

광주 남부대 시설을 활용해 실내 골프를 즐기는 스포츠클럽 회원들. [사진 광산남부스포츠클럽]

강의실은 대부분 불 꺼진 저녁, 광주 남부대 캠퍼스 곳곳에 불이 켜졌다. 그곳에서는 시민들이 탁구, 요가, 필라테스 등 운동을 하고 있었다. 공공 스포츠클럽의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광산남부스포츠클럽’을 최근 찾았다. 회사와 가정에서 일을 마치고 운동하러 온 시민들 표정은 하나같이 밝았다.

성공적인 국내 스포츠클럽 사례 #남부대 시설 활용 광산남부클럽 #정부·지자체 지원 월 3만원 안팎

대한체육회는 2013년부터 종합 스포츠클럽(https://sportsclub.sports.or.kr)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 스포츠를 즐기면서 건강을 증진하는 문화와, 엘리트 선수를 배출하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공모를 통과한 단체에 3년간 최대 9억원(연 3억원)을 지원한다. 덕분에 공공 스포츠 클럽은 사설 단체보다 저렴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 회원 만족도도 높다. 초등학생의 방과 후 수업으로 진행되는 배구, 킨볼 교실도 이 스포츠 클럽에서 운영한다.

광산남부스포츠클럽은 남부대 수영장과 인근 학교 및 근린 체육시설을 활용하고 있다. 주변 첨단지구에 거주하는 주민 입장에선 접근성이 좋고 주차 시설도 넉넉해 이용하기 편리하다. 골프(실내), 탁구, 요가, 필라테스, 뮤직복싱, 배드민턴 등 8개 종목이 운영되며 회원 수는 500여명이다. 올해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렸던 수영장은 내년 2월 재개장한다.

요가 수업을 듣는 남선주(43)씨는 “다른 수영장을 다니다 가까워서 이곳으로 옮겼다. 평소 요가에 관심이 있었는데 프로그램이 있어 지난해 시작했다”며 “비용(주 2회, 3만원)이 다른 곳보다 저렴해 부담 없이 시작했다”고 말했다. 초등반 축구 교실에 다니는 김찬혁(12)군의 어머니 임수복(45)씨는 “선수로 키울 생각은 아니고, 협동심과 사회성을 키워주려고 시작했다. 2년 동안 방과 후 수업에서 배우다가 교육비가 저렴(주 1회, 6개월 15만원)해 스포츠클럽으로 옮겼다. 운영이 잘 된다고 소문이 나서 6개월간 대기하는 아이도 있다”고 전했다.

2017년 문을 연 광산남부스포츠클럽은 남부대 시설을 이용하는 일종의 산학 협동 시스템이다. 국비 외에도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다. 덕분에 재정이 안정적이다. 이형호 광산남부스포츠클럽 사무국장은 “남부대에서 체육시설을 무상 지원해줘 운영의 어려움을 덜었다. 국비 지원은 올해로 끝난다. 지원이 끝난 뒤에도 자립해서 운영하는 게 앞으로 목표”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수도권과 달리 지방으로 갈수록 체육(시설 또는 프로그램)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 지방의 체육 거점이 될 수 있는 스포츠클럽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된 일본은 3000개 클럽에서 2000만명이 활동 중이다. 우리 공공 스포츠클럽은 98개, 회원 수 6000여명이다. 대한체육회는 2021년까지 229개로 늘릴 계획이다. 그래도 수요에 비해선 턱없이 부족하다. 탁구 경력 5년인 직장인 류태영(50)씨는 “사설 탁구장을 다니다가 지인 추천으로 이곳으로 옮겼다. 개인적으로도 (주위에) 스포츠클럽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홍보가 잘 안 된 점은 안타깝다. 앞으로 더 많은 공공 스포츠클럽이 생겨나고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클럽 회원들이 참가하는 종목별 동호인 대회를 늘리자는 의견도 있다. 김선주 축구클럽 감독은 “일반 대회에 나가면 우리 팀과 전문선수가 속한 팀의 실력 차가 크다. 하지만 공공 스포츠클럽만 참여하는 대회에 나가면 실력이 비슷해 아이나 부모님들 만족도가 높다”며 “지금은 대회가 1년에 한 번인데,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을 늘려 대회가 늘면 스포츠클럽 참여 인구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광주=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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