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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모든 곳 제한속도 50㎞/h…시청→잠실 4분 더 걸린다

중앙일보

입력

시속 50㎞로 속도가 제한된 종로3가 사거리. 정진호 기자

시속 50㎞로 속도가 제한된 종로3가 사거리. 정진호 기자

늦어도 2021년 4월 시행  

서울시내 모든 도로의 제한속도가 시속 50㎞로 낮아진다. 길이 확 뚫린 야간에도 시속 50㎞ 이상으로 차량을 운전했다간 단속에 걸릴 수 있다. 현재 최고속도가 60㎞/h로 제한된 간선도로는 50㎞/h로 제한속도가 낮아지고, 어린이보호구역 등 특별보호 지역은 30㎞/h로 최고속도가 제한된다.

서울시와 서울지방경찰청은 17일 이른바 ‘안전속도 5030’ 정책 심의를 마치고 도로교통 표지판을 변경되는 제한속도에 맞게 설치하기로 했다. 표지판 설치와 신호 조정을 마치면 유예기간을 거쳐 단속에도 나선다. 늦어도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시행되는 2021년 4월 17일 전엔 서울시내 전 도로의 제한속도가 50㎞/h로 조정될 예정이다.

시청→잠실 4분, 봉천→양재 2분 증가

제한속도가 낮아지더라도 서울시내에서의 이동 소요시간엔 큰 차이가 없다. 시내 도로 곳곳에 신호등이 있는 데다 차가 수시로 막혀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시청→잠실운동장 구간을 최대 속도 시속 60㎞와 시속 50㎞로 주행했을 때 소요 시간은 4분 차이가 났다. 차가 덜 막히는 오전 7시를 기준으로 시청에서 잠실운동장까지 각각 38분과 42분이 소요됐다.

시속 50㎞로 속도가 제한된 충무로역 인근 퇴계로. 정진호 기자

시속 50㎞로 속도가 제한된 충무로역 인근 퇴계로. 정진호 기자

오후 1시30분을 기준으로 제한속도를 50㎞와 60㎞로 했을 때 소요시간이 60분으로 같았다. 봉천역→양재시민의숲 구간에서도 제한속도 하향 조정에 따른 소요시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도로가 한산한 시간인 오전 10시 봉천역 출발을 기준으로 시속 60㎞로 최대 속도를 제한했을 때 27분, 시속 50㎞로 제한했을 때 29분이 걸렸다. 반대 방향으로는 같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됐다.

"시속 10㎞ 낮아지면 사망확률 30%p 감소"

제한속도를 시속 50㎞로 낮춘 건 보행자 사망·중상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시속 60㎞로 달리는 차에 치였을 때 보행자의 사망가능성은 85%에 달하지만 차량 속도가 시속 50㎞일 때는 사망 확률이 55%로 줄어든다는 게 교통안전공단 설명이다.

서울시는 올해 서울 도심 일부 구간 차량 제한속도를 시속 50㎞로 하향 조정해 시범 운영을 했다. 시범 구간인 종로 등에건 보행자 교통사고 수가 15.8% 줄었다. 보행자 사고로 인한 중상자 수는 30% 감소했다.

부산시 이미 시행, 해외는 일찌감치 적용 

프랑스·덴마크·호주 등에서는 시내 제한속도를 일찌감치 시속 50㎞로 낮췄다. 프랑스에서는 제한속도를 낮추니 차량 운행속도는 오히려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차량 급정지로 인한 교통체증이 줄어들어서다.

시내 간선도로는 시속 50㎞, 이면도로와 어린이보호구역 등은 시속 30㎞로 제한하는 속도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부산의 한 도로.[사진 부산시]

시내 간선도로는 시속 50㎞, 이면도로와 어린이보호구역 등은 시속 30㎞로 제한하는 속도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부산의 한 도로.[사진 부산시]

부산시는 지난달 부산경찰청과 함께 시내 차량 속도를 시속 50㎞로 제한했다. 또 전국 각지에서 도로 제한속도 하향 정책이 확산되고 있다. 9월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민식 군의 사고 이후 이른바 ‘민식이법’이 새로 만들어져 특별보호지역에서의 교통안전도 강화되는 추세다.

"넓은 도로까지 제한속도 낮아지면 불편" 우려 

한편 교통 체증이 심해질 수 있고 야간 운전자에겐 과도한 제약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일부 나온다. 택시운전사 윤모(40)씨는 “사대문 안은 좁은 차도가 많고 차량도 많아 큰 상관이 없지만 시내 넓은 도로까지 시속 50㎞로 제한속도가 낮아지면 불편할 것 같다”며 “특히 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입장에서 소요시간이 늘까 걱정이다”고 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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