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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연속 출전, 예정 출전 대회수 최다... 제대로 독 품은 박인비

중앙일보

입력

박인비가 19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골프 브랜드 젝시오의 2020 신제품 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마친 뒤 행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박인비가 19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골프 브랜드 젝시오의 2020 신제품 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마친 뒤 행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골프여제'가 바짝 독을 품었다. 올림픽이 열리는 내년 상반기에 전력투구한다.

박인비(31)가 19일 용품 후원사 던롭스포츠코리아의 젝시오 시리즈 신제품 발표회에서 새 시즌 계획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는 "우승이 없어서 그랬는지, 올 시즌이 빨리 지나갔다"는 말과 함께 "내년엔 일찍 시즌을 시작할 것이다. 초반 4개 대회에 연달아 나설 것이다. 상반기까지 최소 15개, 최대 18개까지 나설 생각이다. 새 시즌 목표는 우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즌 개막전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부터 시작해 곧장 열릴 신규 대회 게인브릿지 LPGA, 이어 2월초~중순에 호주에서 연달아 치러지는 한다 빅 오픈과 호주여자오픈에도 출전할 계획이다.

이날 박인비가 밝힌 새해 운영 계획은 눈에 띄는 게 많았다. 시즌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주목받았다. 박인비는 허리, 손목 통증 등이 생긴 뒤로 세밀하게 출전수 관리를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최근 3년 동안 1~2월엔 한 시즌을 보낼 몸을 잘 만든 뒤에 2월중순~말경에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 열리는 대회를 새 시즌 첫 출전 대회로 삼았다. 올해 역시 2월말 열린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이 첫 대회였다. 그러나 2020 시즌엔 2016년 이후 4년 만에 시즌 개막전부터 출격한다. 호주 여자 오픈에 나서는 것 역시 2012년 이후 8년 만이다. 시즌 초반 한번도 건너뛰지 않고, 4개 대회 연속 나서는 것 역시 8년 만이다.

박인비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2020 젝시오 신제품 발표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박인비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2020 젝시오 신제품 발표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내년 시즌 상반기에 출전할 대회수도 주목할 부분이다. 박인비는 내년 6월까지 출전할 대회수를 15~18개라고 밝혔다. 올해 그는 LPGA 대회 17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엔 3개 등 총 20개 대회에 나섰다. 상반기만 놓고 보면 12개 대회에 출전했다. 상반기 15~18개 출전은 박인비의 프로 경력 중에서도 최다 수준이다. 2015년 상반기에 14개 대회를 나섰던 게 그의 경력 중 최다였다. 내년 상반기에 계획돼 있는 LPGA 대회수가 20개인 걸 감안하면, 거의 대부분 대회에 나선다는 뜻과 같다.

박인비가 이처럼 새 시즌 초반부터 강한 의욕을 드러낸 데는 '새로운 목표가 생긴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박인비는 "선수에게 중요한 건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목표가 없었던 적도 있었지만 현재 내 목표는 몇 번이 됐든 우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매년 우승과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데 이어 2010년과 11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무대에서, 2012년부터는 2016년을 제외하고 매 시즌 LPGA 투어 대회 우승을 거뒀다. LPGA 투어 대회 우승이 없던 2016년엔 박인비가 가장 가치있게 생각하고 있는 리우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2009년 이후 우승 없는 시즌을 보낸 건 꼭 10년만인 셈이다. 많은 걸 이뤘던 박인비라도 우승 없는 시즌을 보낸 건 낯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2020 젝시오 신제품 발표회' 토크쇼에서 박인비가 진행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2020 젝시오 신제품 발표회' 토크쇼에서 박인비가 진행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새로운 목표'를 도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것도 박인비의 자신감을 키웠다. 박인비는 "부상에 대한 걱정은 더이상 없다. 결국 자신감이 문제다. 우승이 안 나오니까 조급해지는 마음이 있었다"면서 "우승을 다시 하면 그 다음부턴 탄탄대로를 달릴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경험 속에서 시즌 초반부터 여러 대회를 출전해 정면돌파를 함으로써, 내려갔던 세계 랭킹도 끌어올리고 위상을 높이겠단 생각이다. 현재 박인비의 세계 랭킹은 14위, 한국 선수 중에선 6위다. 상반기 판도에 따라 언제든 다시 선두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를 통해 올림픽 출전 도전 의지도 더 다진다. 그동안 박인비는 올림픽 재도전 의사에 대해 모호한 답변을 했지만, 이번엔 조금 더 분명한 답을 내놓았다. 그는 "워낙 선수들 경쟁이 치열해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본다. 다만 내년 상반기에 우승한다면 좋은 컨디션인 만큼 올림픽에도 나갈 수 있다고 본다"면서 "리우올림픽 금메달은 내가 거뒀던 모든 성과 중에서 가장 가치있는 일이었다. 성취감이 컸다. 그런 올림픽을 두 번 경험하는 건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다음 주 중에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건너가 3주간 본격적인 새 시즌 준비를 위한 훈련에 돌입한다. 박인비의 2020시즌 부활 프로젝트 로드맵도 가동된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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