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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어려운 금융용어, 이렇게 바꾸어 써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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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얼마 전 은행에서 우편물이 날아왔다. “차주는 실명확인인증표를 가지고 근처 영업점으로 내점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려운 용어가 많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해석하듯 의미를 풀어 보면 생각보다 단순한 내용이다. ‘대출을 신청한 사람은 신분증을 가지고 근처 은행 지점으로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은행이나 보험 서류 등을 보면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한국어로 쓰여 있지만 외국어처럼 느껴질 정도로 의미를 알기 어려운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이렇다 보니 온라인상에는 보험 약관이나 대출 서류를 몇 줄 읽다 포기했다는 푸념이 종종 올라온다.

많은 금융용어가 어려운 한자어나 일본식 한자어로 돼 있어 이해하기 어렵다는 소비자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오랜 기간 관용적으로 사용돼 오던 어려운 금융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기 위해 은행·보험사 등 금융권에서도 캠페인을 펼치거나 ‘고객 언어 가이드’를 발간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가운데 몇 가지 내용을 보면 ‘고시’ ‘통고’는 ‘안내’ ‘알림’으로, ‘내점’ ‘차기’ 같은 일본식 한자어는 ‘방문’ ‘다음’으로 순화했다. ‘견양’ ‘계약응당일’ 같은 어려운 한자어는 ‘보기’ ‘계약해당일’ 등 쉬운 말로 바꾸었다. ‘영업점’ ‘지점’ ‘창구’ 등으로 다양하게 쓰던 용어도 ‘지점’으로 통일했다. 또한 ‘날인’은 ‘도장 찍다’, ‘내점’은 ‘방문’, ‘차주’는 ‘대출을 신청하신 분/대출 받으신 분’, ‘(환전) 권종’은 ‘지폐 종류’로 바꾸기로 했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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