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6년 만에 희망퇴직 받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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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대한항공이 6년 만에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항공업황 부진으로 인한 비상경영의 일환이다. 11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3일까지 15년 이상 근속한 50세 이상 직원의 자발적인 의사에 한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대상은 일반직과 객실승무원이다. 운항승무원과 기술·연구직, 해외근무 직원 등 일부 직종은 제외된다. 대한항공 측은 “정년에 앞서 새로운 인생설계를 준비하는 직원들에게 보다 나은 조건으로 퇴직할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출발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50세 이상 일반직·객실승무원 대상

대한항공은 희망퇴직하는 직원에게 ▶최대 24개월분의 급여 추가 지급 ▶퇴직 후 최장 4년간 자녀의 고교·대학 학자금 등 복리후생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퇴직 위로금은 직급·개인별 차이가 있지만 평균 1억원대 후반인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이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2013년(약 110명 규모)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선 대한항공이 본격적인 인건비 절감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10월에도 3개월 단기 무급휴직을 시행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지난달 29일 실시한 정기인사에서 회장을 포함한 임원 수를 108명에서 79명으로 27% 줄였다.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 조직 체계도 기존 6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했다. 국내선에선 공항 일반석 카운터를 없앴다. 고객들에겐 인터넷·모바일이나 무인 발권기를 활용하도록 했다. 공항 상주 인력을 줄이기 위해서다. 조 회장은 지난달 20일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버리겠다”며 고강도 사업 구조조정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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