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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러그룹 스타트업 총괄 "쿨한 아이디어 찾아 한국 왔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필립 나이팅 다임러그룹 오픈 이노베이션 총괄. 중기부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주관하는 해커톤 심사를 위해 11일 서울 신사동 EQ 퓨처 전시관을 찾았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필립 나이팅 다임러그룹 오픈 이노베이션 총괄. 중기부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주관하는 해커톤 심사를 위해 11일 서울 신사동 EQ 퓨처 전시관을 찾았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필립 나이팅(38) 박사는 전 세계 30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다임러그룹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총괄이다. 11일 중소벤처기업부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주관하는 '커넥티드카 스타트업 해커톤'을 심사하기 위해 방한한 나이팅 총괄은 "한국은 모빌리티(이동성) 뿐만 아니라 인포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쿨(Cool)한 아이디어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해커톤을 통해 다임러그룹, 메르세데스-벤츠와 한국의 스타트업 간 다양한 협업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해커톤이란 해킹(Hacking)과 마라톤의 합성어로 한정된 기간에 아이디어를 도출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경진대회다.

[인터뷰] 필립 나이팅 오픈 이노베이션 총괄

나이팅 총괄은 전 세계를 돌며 "고객이 만족할 만한 혁신적이고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골라내고 수집하는 역할을 맡는다. 150년 전통을 가진 세계 최고 자동차제조업체의 아이디어 수집가이자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셈이다. 올해만 한국을 세 번 찾았다.

지난 3년 동안 다임러그룹 오픈 이노베이션 '스타트업 아우토반'은 5000여 개의 아이디어를 수집해 이 중 100여 건이 '파일럿 테스트(선행 연구)'를 거쳤으며, 이 중 15건은 실제 다임러그룹 제품에 반영했다. 운전자가 음성으로 3개의 단어를 말하면 "직관적이고 정확한 목적지를 찾아주는 내비게이션" 등이다.

해커톤은 국내 커넥티드 카 분야 스타트업 9곳이 서울 신사동 EQ 퓨처 전시관에서 한데 모여 사흘(48시간) 동안 아이디어 경연을 벌인다. 벤츠코리아는 이 중 3개 업체를 선정해 3개월간 프로세싱을 거친 뒤, 사업화 여부를 가려 투자에 나선다. 1위 업체는 중기부가 수여하는 2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받는다.

필립 나이팅 다임러그룹 오픈 이노베이션 총괄. [사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필립 나이팅 다임러그룹 오픈 이노베이션 총괄. [사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과는 어떤 것이 있나.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매주 20여 건의 아이디어를 받았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지역을 넘어, 경쟁사와도 협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범위를 넓게 본다. 최근엔 영국의 스타트업과 협업한 기술을 내비게이션에 적용했는데, '왓3워즈(what3words)'라는 곳이다. 3개의 단어를 조합해 보다 편리하고 정확하게 목적지를 찾는다. 예를 들자면 영국엔 12개의 '처치 스트리트'가 있는데, 특정할 수 있는 단어를 한두 개 더 넣는 방식이다. 전 세계를 가로·세로 각각 3m 정사각형 그리드로 나누고, 2만5000여 개의 단어를 조합해 이에 맞는 목적지로 안내한다.  
친환경 분야도 있나 
메르세데스-벤츠는 2030년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 미래 지속가능한 소재와 관련해 몇 가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쓰레기) 매립지를 활용해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것, 버섯을 배양해 패키징(포장재)으로 쓰는 방법 등이다. 일정한 틀에 맞게 버섯을 키운 다음 그걸 포장재의 소재로 쓰는 방법이다. 버섯은 100% 분해가 가능하기 때문에 자연 친화적 소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CO2 가스를 플라스틱으로 변형해 자동차 부품 소재로 쓰는 아이디어도 있다. 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실험 단계 수준이다.  
다임러그룹이 스타트업 간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배경은 
누구나 인정하듯 자동차 산업은 전동화 시대로 가고 있다. 다임러그룹도 이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간 협업을 늘리는 중이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디지털 확장이라는 큰 틀에서 세일즈·마케팅·생산·제조 프로세스를 증진하는 게 목적이다. 기존의 하드웨어 중심이 아닌 소프트웨어를 우선으로 놓고 볼 때,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 스타트업은 노트북 하나만 있어도 훌륭한 아이디어가 나오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 정부의 규제는   
최근 독일 정부와 정치인의 인식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스타트업 생태계 촉진이 독일 경제 전반의 성장을 이끈다는 인식이 확산한 점이다. 또한 독일에서 스타트업이 성장하면, EU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견인할 것으로 본다. 물론 독일 스타트업 입장에선 여전히 규제 완화가 더디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과 독일의 스타트업이 만나 이 점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핵심 키는 스타트업과 규제 당국 간에 열린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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