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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과 거리두는 안심(安心)…안철수계도 탈당하지 않고 머무나

중앙일보

입력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 [연합뉴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 [연합뉴스]

현재 미국에 체류하며 1년 4개월째 정치적 휴지기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변혁(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과도 조금씩 거리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9일 안 전 대표의 최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입장문을 내고 “전날 일부 언론에서 안 전 대표가 이달 중 신당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한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안 전 대표는 현재 해외 연구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변혁 신당에 참여할 의사를 밝힌 적도 없고, 그럴 여건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김 전 실장의 입장문이 나온 건, 전날(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변혁 중앙당 발기인 대회에서 나온 하태경 의원의 발언 때문이다. 이날 창당준비위원장에 추대된 하 의원은 안 전 대표의 동참 여부에 대해 “저희가 우선 개문발차(開門發車)할 수밖에 없지만, 안 전 대표가 합류할 거라고 본다”며 “12월 중에는 입장을 정리하실 것”이라고 했다.

스탠퍼드대 방문학자 자격으로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3일(현지시간) 뉴욕시티마라톤에 참가해 달리고 있다.   이날 안 의원은 풀코스를 완주했다.[연합뉴스]

스탠퍼드대 방문학자 자격으로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3일(현지시간) 뉴욕시티마라톤에 참가해 달리고 있다. 이날 안 의원은 풀코스를 완주했다.[연합뉴스]

‘안철수의 입’으로 통하는 김 전 실장이 하 의원의 발언이 있은 지 하루 만에 입장문을 낸 건 이례적이다. 김 전 실장은 9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빠르게 입장문을 낸 데 대해 “안 전 대표는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연구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데, 의원들이 자꾸 각자의 희망에 따라서 혼재된 메시지를 내다보니 잘못된 내용이 기사로 나온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지, 어떤 정치적인 결단을 내린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당권파는 다른 분석을 내놨다. 안 전 대표가 변혁과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오전 김관영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간접적으로 들은 얘기들은, 안 전 대표가 유승민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변혁에는 같이 하지 않을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특히 김 최고위원은 “(안철수계)비례대표 의원들이 안 전 대표의 의중을 확인하고 움직이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분들이 아마도 새 정당을 만드는 길까지 같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8일 열린 변혁 중앙당 발기인 대회에는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계 의원들 외에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 6명(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이 모두 불참했다. 안철수계에선 변혁 신당기획단장을 맡은 권은희(광주 광산을‧재선) 의원만 참석했다.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이 2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정병국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 출범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이 2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정병국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 출범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계 비례대표들은 “고심 중”이라고 했다. 한 비례 의원은 통화에서 “당적 문제가 해결 안 된 상태에서 창당 작업에 함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비례대표 승계가 불가능한 내년 1월 30일까지는 결론을 내기 힘들다”고 했다.

이들이 탈당 자체를 고민하는 데에는 안 전 대표의 침묵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안 전 대표가 변혁과 당장 창당에 함께하기보다 복귀 시점을 내년 총선 이후로 미룰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안철수계가 변혁이 아닌 손학규 대표의 당권파와 함께 움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손학규 대표는 지난달 13일 “당내 문제가 정리되는 대로 제3지대를 열겠다. 그렇게 되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사퇴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비례 의원은 “12월 말이 되면 손 대표가 대표직을 지키는 이유라고 설명한 ▶선거법 개정안 통과 ▶유승민 등 바른정당계 탈당이 해소되는데, 그럼 호남 의원들도 손 대표의 명예퇴진을 촉구할 것”이라며 “손 대표의 퇴진이 당초 목표였던 만큼, 이 문제가 해결되면 탈당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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