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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반발 본질은 황교안 전횡…박근혜도 ‘진박’ 공천하다 폭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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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아 면담을 마친 뒤 천막에서 나와 농성장을 떠나고 있다. [뉴스1]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아 면담을 마친 뒤 천막에서 나와 농성장을 떠나고 있다. [뉴스1]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임 불가 결정에 대한 당내 반발을 “나경원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황교안 대표의 과도한 전횡에 대한 경고”라고 평가했다.

홍 전 대표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원내대표 선거에서 그것이 폭발할 수도 있다. 그 다음이 공천”이라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진박 공천을 할 때도 끝까지 자기 마음대로는 하지 못했다. 자기 마음대로 하려다가 당이 폭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탄핵 당한 야당의 공천 핵심 방향은 탄핵에 대한 책임이 있는 박근혜 정권의 장·차관, 청와대 수석, 새누리당 요직에 있었던 사람들을 정리하는 쇄신 공천이 돼야 하는데 그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니 그럴 가능성은 전무해 보인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그 다음에 올 후폭풍은 당이 더욱더 쪼그라들고 공천 과정에서 분당 사태까지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지방선거 때 선거 결과에 대해 광역은 대표가, 기초는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이 책임지자고 약속했으나 선거 패배 후 책임진 사람은 당 대표밖에 없었다”고 비판하면서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들이 공천 때 배제되면 가만히 있겠나. 그런 것을 잠재울 카리스마가 황 대표에게 있나”라며 “태국 탁신 총리 동생인 잉락 총리는 당 쇄신없이 부패한 당으로 재집권에 성공했으나 민도가 훨씬 높은 한국에서도 탄핵에 대한 책임과 쇄신없이 탄핵당한 정당이 재집권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무망한 뜬구름”이라며 “아무튼 당의 최대 현안인 패스트트랙 수사와 선거법, 공수처법을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책임지고 막는다고 했으니 그것부터 지켜볼 수밖에”라고 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4일에도 “쇄신(刷新)이 아니라 쇄악(刷惡)”이라며 당 쇄신이 친황(교안) 체제로 구축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차기) 원내대표까지 소위 ‘친박’이 되면 이 당은 ‘탄핵 잔당’이 되고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것”이라며 “극심한 분열이 일어나고 보수 통합은커녕 분당 사태까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이 망한 데 대한 책임이 있는 사람들 정리가 바로 국민이 원하는 쇄신”이라며 “쇄신 대상이 쇄신 주체가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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