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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첩보 靑제보자' 송병기, 또 사무실 문 걸어잠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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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관련된 비위 첩보를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 최초로 제보한 인물로 지목된 송병기 현 울산시 경제부시장. [뉴스1]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관련된 비위 첩보를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 최초로 제보한 인물로 지목된 송병기 현 울산시 경제부시장. [뉴스1]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소속 행정관에게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 비리 의혹을 알려준 제보자로 지목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또다시 사무실 문을 걸어 잠갔다.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의 중심에 선 그는 며칠째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송철호 울산시장은 송 부시장이 제보자였던 걸 "전혀 몰랐다"고 했다.

의혹 중심 선 부시장, 사무실 앞 취재진 몰려 #아직까지 공식 입장 안 밝혀…“오후에 발표” #송철호 울산시장 “부시장 제보, 전혀 몰랐다”

송 부시장은 5일 오전 8시 20분쯤 시청에 출근했지만 지난 3일 출근 때와 마찬가지로 기자를 피해 황급히 사무실로 들어간 후 문을 잠갔다. 밖에서 기자가 노크하면서 부시장을 부르고 전화도 수차례 걸었지만, 응답이 없었다.

송 부시장이 접촉을 차단하자 취재진 10여 명이 시청 부시장실 앞에 진을 치고 부시장이 나오길 기다리는 촌극이 펼쳐지고 있다. 청경과 직원 3~4명이 부시장실 앞을 지키며 문으로 다가서는 기자들을 제지하기도 했다. 송 부시장은 이날 오후 예정돼 있던 3개 일정도 모두 취소했다. 일정을 소화하면서 언론과 맞닥뜨릴 수 있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5일 울산시청 경제부시장실 문이 잠겨 있다.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을 피해 출근한 뒤 문을 잠갔다. 김정석기자

5일 울산시청 경제부시장실 문이 잠겨 있다.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을 피해 출근한 뒤 문을 잠갔다. 김정석기자

송 부시장은 자신을 향한 의혹 제기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일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대한 언론 접촉을 피하면서 일부 언론에 짧게 반응을 흘리는 상황이다.

특히 4일 오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말한 ‘공직자 출신의 제보자’로 자신이 지목되면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 “청와대에서 먼저 동향을 보고하라고 해 지역 여론을 전달해줬다”는 취지로 말했을 뿐이다. 이는 청와대와는 전혀 다른 설명이어서 의혹은 더욱 증폭하고 있다.

취재진이 4일 오후 송 부시장의 자택으로 찾아가 입장을 물으려고 했지만, 결국 송 부시장은 응답하지 않았고 경찰이 출동해 취재진을 제지했다. 송 부시장은 기자들이 물러간 뒤 밤사이 자택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송 부시장은 5일 중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 상황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방법 등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울산시 관계자는 “송 부시장의 공식 입장 발표가 오후 중 있을 예정이지만 아직 시간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4일 오후 청와대에서 고민정 대변인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 제보 경위 및 문건 이첩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청와대에서 고민정 대변인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 제보 경위 및 문건 이첩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번 일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송 시장은 이날 시청 출근길에서 “최초 제보자가 송 부시장인 것을 알았느냐”는 일부 언론의 질문에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그러면서 “나중에 정리해서 이야기하겠다”며 집무실로 향했다. 모든 일정을 취소한 송 부시장과 달리 송 시장은 기존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할 계획이다.

송 부시장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면서 울산시청 등 지역 관가는 어수선한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울산시청 공무원은 “12월은 여러 업무로 바쁜 시기인데 정치적 갈등에 휘말려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계속 확대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울산=김정석·이은지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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