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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조건부 정지’ 발표에 한국당 “산 하나 넘었다. 국민들 승리”…정의당선 “실망스럽다”

중앙일보

입력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농성장에서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유예 발표와 관련 조경태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농성장에서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유예 발표와 관련 조경태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이겼다! 이겼다!”

22일 오후 5시 30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째 단식 중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가 유예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약 100여 명 정도 운집해있던 황 대표의 지지자들이 외치는 소리였다. 이들은 “지소미아가 연장됐다”며 “황교안!”을 연호했다. 황 대표는 이에 살짝 고개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부의 발표 이후 황 대표가 마이크를 잡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한국당의 공식 입장을 전한 것은 김명연 수석 대변인이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파국으로 몰아넣을 뻔 했던 지소미아 파기가 철회돼 다행이다. 국가 안보를 걱정해주신 국민들의 승리”라며 “이제 산 하나를 넘어섰다. (황 대표는) 공수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저지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은 단식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단식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농성장에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스1]

단식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농성장에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스1]

황 대표가 뒤로 물러난 것과 관련해 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가 뭔가 쟁취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 않겠냐”며 “담담하게 대변인이 당 입장을 전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전희경 대변인도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면서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고 그 산은 높다”고 했다. 이후 한국당은 비상 대기하던 40여 명의 의원과 당협위원장 등이 둘러앉아 향후 정국과 관련한 대처 방안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이어갔다.

한편 정부의 이번 결정을 두고 정치권의 반응은 갈라졌다. 야당인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환영한다. 역사와 주권은 양보할 수 없지만, 경제와 안보만큼은 일본과 협력해 나가는 것이 우리 국익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했고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한·미·일 우호 관계가 필요한 상황에서 치킨 게임만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가 중요하다”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2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황교안 대표 단식농성장에서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유예 발표와 관련, 긴급 의원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스1]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2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황교안 대표 단식농성장에서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유예 발표와 관련, 긴급 의원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스1]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의 국익을 위한 원칙 있는 외교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이 대변인은 백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의 발표 중에는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재검토한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안다. 상호 주고받은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안보 불안을 해소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반면 지소미아 파기를 주장해온 정의당은 쓴소리를 냈다. 유상진 대변인은 “경제 상황을 고려한 정부의 고충은 이해되나 정부 정책의 신뢰성과 일관성이 훼손된 점은 심히 실망스럽다. 지소미아를 종료하고 협상을 했어야 한다”고 평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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