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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비보 S5에 담긴 이재용 ‘큰 그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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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비보 S5는 3㎜ 수준의 아주 작은 홀 크기와 스마트폰 뒷면의 4중 카메라가 특징인 제품이다. [사진 GSM아레나]

비보 S5는 3㎜ 수준의 아주 작은 홀 크기와 스마트폰 뒷면의 4중 카메라가 특징인 제품이다. [사진 GSM아레나]

지난 14일 중국 스마트폰 ‘빅 4’ 가운데 한 곳인 비보(Vivo)가 항저우(杭州)에서 최신작 ‘S5(사진)’를 공개했다. 특이한 점은 디스플레이, 메모리반도체, 이미지센서 등 스마트폰 성능을 좌우하는 주요 부품을 모두 삼성에서 제작했다는 사실이다. 비보 S5의 판매가는 2000위안(약 33만2000원)이지만, 삼성전자의 최신 부품 면면을 살펴볼 수 있다. 내년 출시될 삼성전자 갤럭시S11의 스펙도 유추 가능하다.

삼성 OLED 패널, 메모리칩 장착 #갤S11에 쓸 최신 부품 테스트 #중국서 부품사업 강화 의도도

일단 비보의 S5용 6.44인치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공장에서 만들어져 중국에 납품된다. 상단 오른쪽에 있는 홀의 지름은 2.98㎜. S10(5.2㎜)은 물론 노트10(4.5㎜)보다도 작다. 삼성 안팎에 따르면 갤럭시S11 역시 3㎜ 안팎까지 홀 지름이 작아진다. 비보 S5의 화면 비율(세로 20 대 가로 9)은 S11 시리즈에 그대로 들어간다.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주 기억장치(RAM)로 쓰인 삼성의 uMCP 메모리 칩은 D램과 낸드플래시가 통합된 형태다. 비보 S5에는 8기가바이트(GB)칩이 패키지로 들어갔는데 D램과 낸드플래시를 각각 장착하는 것보다 발열이 적고 속도가 빠르다고 한다. 삼성은 현재 12GB까지 uMCP 형태로 개발해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참고로 아이폰11 시리즈의 램은 4GB다.

비보 S5 스마트폰 카메라에 들어가는 이미지센서로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개발한 4800만 화소 ‘아이소셀 브라이트 GM2’가 뒷면에 탑재됐다. 노트10(1200만 화소)보다 화소(픽셀) 수도 많아졌고, 센서 크기(2.55분의 1인치→ 2.25분의 1인치)도 크다. 통상적으로 픽셀의 단위 면적이 넓어질수록, 센서가 커질수록 빛이 적은 곳에서도 밝은 이미지 촬영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샤오미에도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납품했다. 센서 크기가 여성용 손목시계와 비슷할 정도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갤럭시S11에 2016년 S7 이후 처음으로 이미지 센서 크기를 키우기로 결정한 상태다.

삼성의 부품 사업부가 중국 업체와 활발히 교류하는 데에는 현지 스마트폰 사업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측면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선 화웨이(40%)가 1위, 비보(19%)와 오포(18%), 샤오미(8%)가 그 뒤를 이었다. 중국 현지 업체 이외로는 애플(8%)이 유일하게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갤럭시의 현지 점유율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이 부품 사업부 위주로 ‘기업(삼성)-기업(중국 기업)-소비자(중국인)’가 이어지는 ‘B2B2C’ 전략을 실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B2B2C는 B2B(기업 간 거래)를 변형한 비즈니스 모델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4년부터 스마트폰 위주 B2C(기업-소비자 거래)에 따르는 위험 부담을 줄이자는 차원에서 강조해왔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최신 부품을 판매하면, 삼성도 갤럭시S의 최신작 글로벌 출시 이전에 해당 부품을 충분히 테스트해 볼 수 있다. 비보는 조만간 삼성전자의 최신 5G 통합 칩 ‘엑시노스 980’이 탑재된 스마트폰도 내놓는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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