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압박·보안 우려에 78쪽짜리 반박 성명…반격 나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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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연합뉴스]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연합뉴스]

미국 정부로부터 압박을 받는 화웨이가 자사 장비의 보안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장문의 성명을 냈다.

18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17일 78쪽짜리 성명을 통해 자사 네티워크의 보안에 문제가 없다고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동안 소극적으로 방어했던 것과는 다른 이례적인 행동이다.

이번 성명은 화웨이가 사이버 보안 우려에 처음으로 응답한 공식 입장으로 자사의 입장을 체계적이고 세부적으로 해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월 미국 상무부의 거래 제한 블랙리스트에 오르며 보안 문제 의혹을 받았다. 미국은 이를 문제 삼아 다른 나라들도 5G 네트워크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

화웨이는 성명에서 "'어느 나라 업체냐'와 같은 불필요한 요소에 신경 쓰면 보안 문제를 평가하는 것이 더 복잡해져 통제할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국제 사회에 "네트워크 리스크를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에 기반해 평가할 것"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각국 정부와 업계가 함께 모든 업체 네트워크에 적용할 수 있는 통일된 사이버 보안 표준과 업계를 감독할 제3자 사이버 보안 인증 메커니즘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화웨이는 그동안 미국의 비방에도 공식적인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업계 애널리스트 마지화는 "이번 성명은 화웨이가 그동안의 의혹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과거의 소극적 방어와 다르다"고 말했다.

또 "이는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도 사업을 꽤 잘하고 있으며 법적 이익을 당당히 주장하는데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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