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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출신 대거 출마에 비판 쏟아져···박지원 "대통령이 경고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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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대안신당 의원 [뉴스1]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 [뉴스1]

‘청와대 출신’ 꼬리표를 단 민주당 총선 예비후보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데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청와대에서 일한 인사 중 40명 이상이 내년 총선 출마 의지를 밝히고 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15일 라디오에 출연해 “지역에 가면 많은 (청와대) 수석, 비서관, 행정관들을 마주치는 경우가 있다”며 “그게 문재인 대통령의 굉장한 잘못이라고 지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공보수석을 맡고 있을 당시 자신의 지역구인 목포에 갔다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장 돌아오라”고 지시했던 일화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따르고 혼신의 노력을 해서 청와대 일을 했는데, 지금 (총선 나갈 사람이) 50명, 70명 있다고 하면 대통령을 모시러 (청와대) 비서실에 간 것이냐, 아니면 국회의원 출마하러 간 것이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며 “당에서 지금까지 고생한 사람들이 있는데, 청와대에서 내려와서 (지역구를) 돌아다닌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청와대) 비서는 입도 없어야지만 다리도 없어야 한다. 어떻게 지역구를 돌아다니냐”고 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이 한 말씀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안신당으로선 호남을 중심으로 민주당과 경쟁하는 처지다. 그래선지 대변인 차원의 논평도 나왔다. 김정현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와 찍은 사진하고 생일날 받은 편지를 공천장이라고 착각하는 모양인데 꼴불견”이라고 총선에 출마하려는 청와대 인사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집권하고서 벼슬 잔치를 하더니 이제는 국회의원 금배지 잔치할 셈인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청와대 인사의 총선 출마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한다. 그러자 이해찬 대표는 지난 9월 의원들을 만나 “경선에서 청와대 이력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다만 이해식 대변인은 14일 “명백한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도의 정치적 사안이어서 최고지도부에서 정무적인 판단을 통해서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도 최근 민주당 의원 10여 명과 만찬을 한 자리에서 “청와대 출신 출마자가 너무 많아 당내 불만과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 청와대 참모 출신부터 희생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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