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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교문 나가주세요" 제지한 경비원 놀래킨 백발 수험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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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입수능시험 서울이화여자외고 수험장에 흰 머리의 늦깎이 수험생이 입장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2020년 대입수능시험 서울이화여자외고 수험장에 흰 머리의 늦깎이 수험생이 입장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14일 아침 7시 50분경, 서울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교문.
2020학년도 대입 수능시험 수험생들이 긴장된 얼굴로 고사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때 학교 경비원이 한 사람을 제지했다.
"어머니는 교문 밖으로 나가주세요!"

[서소문사진관]

 2020년 대입수능시험 서울이화여자외고 수험장에 흰 머리의 늦깎이 수험생이 입장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2020년 대입수능시험 서울이화여자외고 수험장에 흰 머리의 늦깎이 수험생이 입장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교문을 통과해 고사장으로 향하던 사람은 백발의 여성이었다.
하늘색 짧은 치마에 검정 스타킹을 신고, 분홍색 백팩을 메고 있어서 얼핏 수험생으로 보였으나
모자 위로 드러난 머리칼에는 하얀 서리가 내렸다.

그녀는 경비원에게 귀엣말로 무슨 말을 했다.
경비원은 놀라고 미안한 얼굴로 고사장 방향을 안내했다.
"저쪽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2020년 대입수능시험 서울이화여자외고 수험장에 흰 머리의 늦깎이 수험생이 입장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2020년 대입수능시험 서울이화여자외고 수험장에 흰 머리의 늦깎이 수험생이 입장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그는 늦깍이 수험생이었다.
좀 늦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고교 과정을 마치고, 내친김에 대학생이 되려는 수능 수험생이었다.
그제야 그녀의 '정체'를 파악한 취재진이 큰 소리로 부르자 그녀는 돌아서서 손을 흔들어주었다.

2020년 대입수능시험 서울이화여자외고 수험장에 흰 머리의 늦깎이 수험생이 입장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2020년 대입수능시험 서울이화여자외고 수험장에 흰 머리의 늦깎이 수험생이 입장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딸 같은, 손녀 같은 수험생들과 고사장으로 향하는 그녀는 여유롭고 행복해 보였다.

새봄에는 백발의 대학 신입생이 되어 가슴 뛰는 하루하루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14일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수능 시험장에 입실해 있는 늦깍이 수험생. 최정동 기자

14일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수능 시험장에 입실해 있는 늦깍이 수험생. 최정동 기자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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