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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소송 10년의 비극적 결말…태국 법정서 총격 3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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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총기 사건이 발생한 태국 찬타부리주 법원. [AFP=연합뉴스]

법정 총기 사건이 발생한 태국 찬타부리주 법원. [AFP=연합뉴스]

태국에서 땅 문제를 두고 10년간 이어진 법적 다툼이 총격 사망 사건으로 끝났다.

13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2일 찬타부리주 한 법정에서 재판을 기다리던 전직 경찰관 타닌 찬트라팁이 소송 상대방 반차 포라미사나뽄 일행에게 총격을 가했다.

타닌과 반차는 땅 문제를 둘러싸고 지난 10년간 각종 민사·형사 소송을 벌이며 다퉜다. 소송에 휘말린 반차는 유명 변호사로 잉락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변호인으로도 활동한 적 있어 관심이 쏠렸다.

두 사람은 이날도 법정에서 재판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타닌은 반차 측과 언쟁을 벌이던 중 갑자기 권총을 꺼내 발사했다. 반차와 그의 변호인 한 명이 총에 맞았다. 타닌은 자신을 막으려는 법정 근무 경찰이 쏜 총에 맞았다. 세 사람은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반차의 아내와 다른 변호인 한 명도 총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법원과 경찰은 타닌이 법정 안에 권총을 가지고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를 조사 중이다.

총기 소지가 가능한 태국에서는 법원 내 총기 사건이 종종 일어난다. 이달 초에는 미국인이 포함된 마약사범 세 명이 재판을 받으러 도착한 파타야 지방법원에서 권총으로 호송 경찰을 위협한 뒤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태국 법원행정처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법원 보안을 강화하고, 감시 카메라와 무기 탐지기에 대한 점검을 지시했다. 이와 함께 태국 전역 275개 법정에 근무하는 법원 집행관을 내년까지 300명으로 증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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