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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선 간판론 뜨자…이해찬 “난 선거 기획 전문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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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낙연 국무총리의 여의도 복귀론은 오랜 얘기다. 이 총리 자신도 “여전히 제 심장은 정치인”(7월 14일), “눈치 없이 오래 머무르는 것도 흉할 것이고”(10월 28일)라고 말했다.

수도권 3선 “왜 이 대표론 안 되나” #이낙연 지지파 “내달초엔 복귀해야” #공동선대위원장 목소리도 나와

지난달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내 ‘이낙연 역할론’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러다 이 총리의 당 컴백이 쉽지만은 않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여권이 출렁인다. ‘청문회 리스크’ 외에도 이해찬 대표가 최근 사석에서 “나는 선거 기획 전문가”라며 자신 주도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얘기가 전해지면서다.

◆이낙연, 복귀한다면 언제=민주당에서 이 총리의 당 복귀 가능성을 부정하는 이는 많지 않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9월 말께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 총리 측에서 추석 전 당 복귀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출마 지역과 (21대 총선) 선거대책위원장직을 놓고 얘기가 오가다가 (8·9) 개각 대상에서 빠지면서 얘기가 들어갔다”고 했다.

이 총리의 ‘총선 전 복귀’를 점치는 이들은 이해찬 대표가 총선 공천과 인재영입 등 ‘안살림’을 책임지고,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달리는 이 총리가 최소한 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 유세를 주도해야 한다고 본다.

한 재선 의원은 “이 총리가 당 선대위 발족 전인 12월 초엔 당에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훈(4선) 의원은 “공직자 사퇴 시한인 총선 90일 전(내년 1월 16일)까지는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후임 총리 인선과도 맞물린 사안이다. 경제를 잘 알고 대야 관계가 좋은 정치인 출신이 중용될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김진표(4선) 의원, 원혜영(5선) 의원 이름과 총선 불출마를 밝힌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이해찬의 생각은=이 총리의 행보는 두 가지 변수와 얽혔다.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당이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0일 기자들이 청와대·정부 인사들의 총선 출마 가능성을 묻자 “당이 원하고 본인이 동의하면 놓아드릴 생각”이라고 했다. 그런데 하루 뒤 윤호중 당 총선기획단장(사무총장)은 이 총리와 관련해 “당에서 아직 요청 안 했다. 당장 대통령이 인사 고민을 시작해야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3선 의원은 “왜 ‘이해찬 간판’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나. 지역구 선거는 당 대표 얼굴로만 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당 지지율이 30%대 이상으로 유지되면서 당이 이 총리의 인기·인지도를 절박하게 바랄 국면은 아니라는 상황 인식도 있다. 수도권 한 초선 의원은 “후임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조 전 장관 때처럼 흘러가면 블랙홀”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재집권을 위한 총선 승리에 사활을 건 이 대표의 의지는 강하다고 한다. 최근 이 대표를 만난 한 의원은 “이 대표가 ‘나를 정책통으로만 아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사실 선거 기획 전문’이라고 말했다”며 “본인 주도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지로 이해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경우 20대 총선 때 김종인 당시 비상대책위 대표가 단독 선대위원장으로 선거를 지휘한 것을 빼곤 대부분 복수 선대위원장이었다. 이 대표의 경우 19대 총선에서 당 특별선대위원장을,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수석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지만 20대 총선 땐 공천에서 컷오프돼 탈당 뒤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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