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홍콩에서 11일(현지시간) 오후 시위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친중파 남성의 몸에 기름을 뿌린 뒤 불을 붙이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3분께 홍콩 마안산 지역 온춘의 한 인도교에서 녹색 옷을 입은 한 중년 남성이 시위대와 말다툼을 벌였다. 이 중년 남성은 시위대를 향해 "너희는 중국인이 아니다"고 크게 소리치며 거센 항의를 이어갔고, 이에 시위대는 "우리는 홍콩인"이라며 남자에 맞서며 언쟁을 벌였다. 이 중년 남성은 시위대에 다가갔다 물러섰다를 반복하며 언쟁 중에도 분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시위대를 향해 삿대질하기도 했다.
거센 언쟁이 이어지던 중 별안간 갑자기 시위대 뒤편에서 검은 옷과 마스크를 쓴 한 사람이 이 중년 남성에게 다가와 가연성 액체를 얼굴을 비롯한 상반신에 뿌렸고, 곧이어 라이터를 들이대며 불을 붙였다. 불은 삽시간에 얼굴을 비롯한 중년 남성의 상반신을 휘감으며 크게 타올랐고, 주변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시민들도 혼비백산하여 사방으로 흩어지기도 했다.
이 남성이 곧바로 상의를 벗어 던지면서 수 초 만에 불은 꺼졌지만, 가슴과 팔을 포함해 전신의 28% 정도에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경찰은 이 남성이 화상을 입고 샤틴(沙田) 지역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서소문사진관]
우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