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찰은 실탄 사격, 시위대는 친중 남성에 방화…과격해진 홍콩 사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일 홍콩의 폭동진압 경찰이 시위대를 뒤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일 홍콩의 폭동진압 경찰이 시위대를 뒤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송환법' 반대 시위로 촉발된 홍콩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11일 오전에는 홍콩 경찰이 쏜 실탄에 시위 참가자 2명이 맞아 중태에 빠졌고, 오후에는 시위대가 친중 성향 남성의 몸에 불을 붙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낮 12시 53분 홍콩 마온산 지역의 인도교 위에서 시위대가 한 남성과 언쟁을 벌이던 중 일어났다.

친중 성향으로 보이는 한 중년 남성은 자신의 옷에 묻은 액체를 닦아주려는 홍콩 시민에게 "너희는 중국인이 아니다"라고 외쳤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우리는 홍콩 사람이다"라고 소리치며 이 남성에게 반박했다.

언성이 높아질 때 군중 사이에서 갑자기 나타난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나타나 이 남성의 몸에 방화를 저질렀다.

중년 남성은 곧바로 상의를 벗어던졌고, 불은 수초 만에 꺼졌다.

이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가슴과 팔 등에 2도 화상을 입었다.

당시 상황은 영상으로 찍혀 SNS를 통해 확산했다.

지난 5개월 동안 이어진 홍콩의 반정부 시위는 이날 오전 사이완호 지역에서 일어난 경찰의 실탄 발사로 더욱 격해지고 있다.

이날 오전 홍콩 경찰이 쏜 실탄에 2명이 중태다. 특히 이날 실탄 발사는 별다른 충돌이 없었던 상황에서 벌어져 논란이 일었다. 실탄 사격 이후 시위대를 향해 "쓰레기"라고 외친 한 중년 여성은 물벼락을 맞는 등 친중 성향 시민과 시위대의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