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출산 직후 잠적한 부모…희소병 앓는 아기 4개월째 병원 생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 픽사베이]

이탈리아에서 희소병을 앓는 아기가 부모에게 버림받고 병원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사연이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일간 라 스탐파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월 토리노 산탄나병원에서 태어난 아기 지오반니노는 생후 4개월째 이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지내고 있다. 부모가 출생 직후 잠적해버린 탓이다.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이 아기는 ‘할리퀸 어린선’(Harlequin ichthyosis)이라는 희귀 선천성 피부질환을 앓고 있다. 피부 외층 단백질이 변형돼 생기는 질환으로, 피부가 건조해지고 갈라져 햇빛을 피하고 하루에도 수차례 수분을 공급하는 등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

신생아 100만명 중 1명에게 발견될 정도로 희귀한 병이다. 이 질병을 가진 신생아는 대부분 출생 후 수주 내에 숨지는데 이 아기는 병원의 적절한 치료를 통해 첫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고 한다.

병원의 한 간호사는 아기의 부모와 연락이 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부모가 왜 아기를 데리러 오지 않는지 알 수 없다면서 “현재까지 확실한 것은 아이가 버려졌다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아기의 사연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가정은 병원을 통해 아기를 입양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고 한다. 병원 측은  “전화에 불이 날 정도로 입양하고 싶다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밝혔다.

시 당국은 아기의 부모가 끝내 나타나지 않을 경우 병원 측과 협의해 양부모 가정에서의 양육 가능성 등을 타진할 방침이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