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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캡틴 김현수, 낯선 투수에 강한 ‘국제대회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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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푸에르토리코 평가전에서 상대 투수를 공략하는 김현수(왼쪽). 그는 4년 전 프리미어12에서 맹활약, 한국의 첫 우승을 이끌었다. [연합뉴스]

푸에르토리코 평가전에서 상대 투수를 공략하는 김현수(왼쪽). 그는 4년 전 프리미어12에서 맹활약, 한국의 첫 우승을 이끌었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대표팀 ‘캡틴’ 김현수(31·LG)의 방망이가 힘차게 돈다. 프리미어12 초대 최우수선수(MVP)인 그가 디펜딩 챔피언 한국의 자존심 지키기에 앞장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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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호주, 캐나다, 쿠바가 속한 C조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프리미어12 조별리그를 치른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 1차 목표는 조 2위 안에 들어 수퍼라운드(6강)에 오르는 것이다.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은 그다음이다. 선수들은 내심 수퍼라운드 개최국 일본을 꺾고 우승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현수는 “개인 목표는 없다. 도쿄행 티켓 확보와 우승 만이 목표”라고 말했다.

타선의 키플레이어가 김현수다. 김현수는 대표적인 ‘국제경기용’ 타자다. 특정 구종을 노리고 스윙하기보다는 ‘공 보고 공 치기’에 능한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선구안이 뛰어난 김현수는 정확한 스윙으로 스트라이크만 때려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상대적으로 낯선 투수를 많이 만나는 국제대회의 안성맞춤이다.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거둔 성적도 훌륭하다. 김현수는 2008 베이징 올림픽,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3 WBC, 2014 인천 AG, 2015 프리미어12, 2018 자카르타-팔렘방 AG 등 국제대회에 꾸준히 출전했다. 125경기에 나와 타율 0.321(473타수 152안타), 10홈런 78타점 70득점을 기록했다.

경험과 실적에서, 대표팀 타자 중 김현수를 넘어서는 선수가 없다. 김현수는 지난해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에도 주장을 맡았다. 김경문 감독은 “실력이나 경험 측면에서 김현수가 주장 감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프리미어12는 김현수에게 좋은 추억이다. 4년 전 1회 대회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타율 0.333(33타수 11안타) 13타점을 기록하며, 한국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당시 두 차례나 한국전에 출전해 타자들을 꽁꽁 묶었던 오타니 쇼헤이(일본)가 “3번 타자(김현수)에게서 위압감을 느꼈다”며 김현수를 상대로 철저하게 유인구 위주의 승부를 펼쳤다.

김경문 감독이 맡아 금메달을 수확했던 2008 베이징 올림픽 때도 김현수 활약이 컸다. 일본전에서 좌타자 김현수는 상대 좌완 이와세 히토키 투구 때 대타로 나와 결승타를 때렸다. 김 감독은 “김현수 기량을 믿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이번 대표팀에선 김현수를 향한 시선에 걱정이 스며있다. 포스트 시즌 동안 김현수의 타격감이 나빴기 때문이다. 이번 가을야구 5경기에서 21타수 4안타였다. 김현수는 대표팀에 들어온 뒤 이를 악물고, 최정(SK)과 함께 가장 많은 배팅볼을 때렸다.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연습경기 상무전부터 날카로운 스윙을 선보인 그는 2일 푸에르토리코 평가전에서 2루타 1개, 볼넷 2개를 기록했다.

6일 맞붙을 호주는 객관적 전력이 C조 4개국 중 가장 약하다는 평가다. 상대 전적도 한국이 최근 4연승이다. 당초 한국전 선발 등판이 유력했던 워윅 서폴드(한화)가 대표팀에서 빠진 것도 호주에겐 불리한 조건이다. 나머지 선수는 대부분 마이너리그 출신이고, 호주리그와 독립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많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선수는 루크 휴즈와 피터 모일란, 둘 뿐이다. 요미우리 구원투수 스콧 매티슨 정도가 위협적인 선수로 꼽힌다.

한편, 김경문 감독은 양현종(31·KIA)을 호주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양현종은 올 시즌 KBO리그에서 16승8패, 평균자책점 2.29(1위)를 기록했다. 호주 선발투수는 우완 팀 애서튼(30)이다. 애서튼은 2015년 오클랜드 산하 트리플A에서 뛰었고, 2018~19시즌 호주리그 다승왕(7승무패, 평균자책점 2.87)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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