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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더 높이게…정태영 부회장 "현대카드 IPO 2021년까지 늦춰졌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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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중앙포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중앙포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회사의 기업공개(IPO)를 2021년까지 연기하길 바란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동남아시아 진출과 인공지능(AI) 시스템의 출시 등을 통해 지금보다 더 큰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다.

 FT는 4일(한국시간)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최고경영자인 정태영 부회장이 ‘더 유리한 IPO 가격’에 도달하기 위해 (현대카드의) 상장을 2021년까지 늦추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정 부회장은 “2020년 전에 IPO를 준비하겠지만 그 때까지 IPO를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최근 IPO를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5일까지 국내 주요 증권사에서 주관사 입찰제안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는 우선협상대상자(숏리스트)를 추린 뒤 프레젠테이션(PT)을 거쳐 주관사를 선정하게 된다. 증권사가 평가한 현대카드의 기업가치는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가 IPO에 나서는 것은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 회수를 위한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2017년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지분율 9.99%)와 싱가포르투자청(9%), 알프인베스트파트너스(5%) 등은 GE캐피털이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을 3766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평가한 현대카드의 회사 가치는 1조5612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FI의 원활한 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기업 가치를 최대한 높여야 한다. FT는 정 부회장이 동남아 시장 진출과 자체개발 AI 시스템 출시를 통해 수익을 늘린 뒤 현대카드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때까지 상장을 미루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정 부회장이 현대카드의 몸값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 FT의 전언이다. FT는 “정 부회장이 지난달 한국 언론 등이 보도한 21억 달러(약 2조4300억원)보다 기업가치 평가액 보다는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하는 외에 다른 가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즈 보도 [파이낸셜타임즈 캡쳐]

파이낸셜타임즈 보도 [파이낸셜타임즈 캡쳐]

 한국 국내 경기 둔화로 영업이익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카드사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동남아 시장이다. 이를 위해 현대카드는 베트남 소매금융사 FCCOM의 지분 절반을 4190만달러(약 490억원)에 인수했다. 태국 금융사에 대한 합작 투자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FT는 보도했다.

 정 부회장은 “자체적으로 3억달러(약 3500억원)를 들여 개발한 AI기반의 새로운 ‘엔진’이 내년에 출시되면 더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해당 AI 시스템으로 처리한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제안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IPO와 관련한 정 부회장의 발언에 대해 현대카드 측은 회사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밝혔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지난달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한 FT와의 티타임 자리에서 정 부회장이 ‘IPO를 위해선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한 작업이 필요한 만큼 개인적으로 2021년 정도를 IPO 적기로 생각한다’고 말하긴 했다”며 “시장상황, 재무적투자자 등 고려해야할 변수가 많아 기간을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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