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는 11일 50권 분량의 '20세기 한국소설'을 완간했다. 창비 스스로 "창비판 한국소설의 고갱이"라고 밝힌 이번 선집은 20세기 한국작가 204명의 중.단편소설 374편을 수록했다. 창비는 선집에서 '소나기'를 빼면서 두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이태준의 단편 '까마귀'의 아동용 버전이란 판단과 '소나기'가 대표작으로 불리는 걸 꺼렸던 작가의 의견을 고려했다."<본지 18일자 18면 참조>본지>
그러나 황동규씨는 "(창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는 일종의 테러행위"라고 말했다. 황씨는 "창비의 주장을 반박 및 해명하고 싶다"며 선집에 '소나기'가 빠진 이유를 소개했다. 아래는 황씨 설명 요약.
'나는 올 연말까지 최근 3년간 '소나기'의 선집 및 전집 수록을 모두 거절해왔다. 그동안 공급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단행본인 경우에만 이 기간 동안 수록을 허락했고, 그래서 문학과지성사에서 한 권이 출간됐다. 지난해쯤 창비가 '소나기' 전집 수록을 의뢰했지만 이와 같은 이유로 거절했다. '소나기'가 빠진 건 창비가 뺀 게 아니라 내가 거절한 것이다.'
황씨는 또 "이태준의 단편 '까마귀'의 아동용 버전"이라는 창비 측 설명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황씨는 "'까마귀'는 지식인의 고뇌를 다룬 소설이고 '소나기'는 어린이 성장소설"이라며 "한쪽 주인공이 죽는 연애소설은 모두 똑같다는 얘기냐"고 되물었다. 황씨는 "창비가 내 지적을 반박한다면 다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