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임원들 던져주는 일만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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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샐러리맨이 임원이 되는 데 평균 15.6년 걸립니다. 임원에 오를 때까지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정작 임원이 되고 나서 자기 관리에 철저한 사람은 드물죠."

세계적 경영 컨설팅 회사 베인&컴퍼니의 이성용(사진) 대표가 "한국 임원들은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 대표는 대부분 한국 임원이 상사가 던져주는 일을 처리하는 데만 익숙한 터라 결단력.모험심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략적 사고'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실무는 임원급에서 결정되는 데도 위험이 따르는 결정은 최고경영자(CEO)에게 맡기곤 해 성장할 기회를 스스로 버린다는 것이다.

인적 네트워크의 취약성도 약점으로 꼽았다. 그는 "한국 임원들은 한 회사에 수십 년씩 근무하고도 경쟁사 사람들조차 제대로 모른다"며 "그러면서도 외국 기업을 벤치 마킹한다고 수시로 들락거린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최근 '한국의 임원들'이란 책을 냈다. 책에서 그는 임원들을 ▶추진자형▶지배자형▶보조자형▶분석자형 등으로 분류하고 "각자 스타일에 맞는 일이 있고 궁합이 맞는 동료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추진자형 임원은 열정적이고 카리스마가 있지만 이기적.개인주의적이어서 감성적이고 관대한 스타일의 보조자형 동료와 함께 일해야 효율적이란다. 한국 대기업 오너는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하려는 '지배자형'이 많아 임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보조적인 위치에만 머물게 된다고 했다.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베인&컴퍼니 미국본사 글로벌디렉터(아시아 금융 분야 공동대표 겸)

1962년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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