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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내년 여름 ‘FA 삼총사’로 2200억원 증발 위기

중앙일보

입력

경기 중 미드필더 에릭센(가운데)과 이야기를 나누는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 [EPA=연합뉴스]

경기 중 미드필더 에릭센(가운데)과 이야기를 나누는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 [EPA=연합뉴스]

손흥민(27)이 몸담고 있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가 내년 여름 2200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앉은 자리에서 날릴 위기에 처했다. 내년 여름으로 계약이 끝나는 주축 선수들과 재계약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영국 스포츠매체 ‘토크 스포츠’가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 마켓’의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한, 내년 여름 자유계약(FA) 신분을 얻는 축구선수 리스트에 따르면 토트넘 주축 선수 중 FA 대상자가 3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값도 어마어마하다. 내년 여름 FA로 풀리는 선수 중 몸값 1위는 토트넘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이다. 9000만 파운드(1350억원)에 이르는 시장가치를 인정 받았다. 2위도 토트넘 선수다. 수비수 토비 알데르베이럴트가 3600만 파운드(560억원)의 몸값으로 에릭센 뒤를 따랐다. 또 다른 수비수 얀 베르통언은 1980만 파운드(300억원)의 몸값으로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 선수의 시장가치 합계는 2210억원에 이른다.

내년 여름 자유계약 자격으로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높은 수비수 알데르베이럴트. [로이터=연합뉴스]

내년 여름 자유계약 자격으로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높은 수비수 알데르베이럴트.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축구에서 선수 이적과 관련해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보스만 룰’에 의하면, 계약이 끝난 선수는 현 소속팀 동의 또는 이적료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팀을 옮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올 겨울부터는 소속팀 뿐만 아니라 모든 팀들과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하다. 협상의 주도권을 선수가 잡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토트넘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불리하다.

토트넘이 FA 삼총사와 재계약을 원한다면 연봉을 대폭 올려줘야 한다. 현재로선 다른 팀으로 이적시키려해도 상대팀이 몸값을 대폭 깎으려 들 가능성이 높다. 이대로 시즌이 끝날 경우 계약 만료와 함께 단 한 푼의 이적료도 건지지 못한채 선수를 보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토트넘이 올 시즌 개막을 전후해 세 선수와 계약을 연장하거나, 또는 이적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해당 선수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에릭센을 비롯한 FA 대상자들은 자유계약 자격을 얻어 이적료를 없앤 뒤 내년 여름에 다른 팀과 더 높은 연봉으로 계약을 맺겠다는 입장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단 연봉 총액은 토트넘의 두 배가 넘는다. [AP=연합뉴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단 연봉 총액은 토트넘의 두 배가 넘는다. [AP=연합뉴스]

경기력이나 선수 구성과 견줘 인건비가 낮은 것도 선수들이 토트넘과 재계약을 꺼리는 원인으로 꼽힌다. 영국 주간지 ‘선’이 지난 14일 발표한 프리미어리그 상위 6개구단 연봉 총액에 따르면 토트넘 인건비는 2205억원으로 1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4947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맞붙은 리버풀(3934억원),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맨체스터시티(3874억원), 런던 라이벌 첼시(3636억원)와 아스널(3323억원) 등과 비교해도 한참 모자란다. 경기력이 엇비슷한 팀들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인 연봉이 낮은 구조다보니 선수단 내부의 불만이 높다는 의미다.

만약 이적료 수입 없이 주축 선수 세 명을 모두 FA로 풀어줘야 한다면, 토트넘의 다음 시즌 전망도 어두울 수 밖에 없다. ‘실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대로 된 전력 보강을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올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3승(3무4패)에 그치며 리그 11위까지 내려간 토트넘에겐 올 겨울이 유난히 춥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유럽축구 2019년 자유계약 대상자 몸값 순위(트랜스퍼 마켓)
1. 크리스티안 에릭센(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 1350억원(9000만 파운드)
2. 토비 알데르베이럴트(토트넛 홋스퍼/잉글랜드) - 560억원(3600만 파운드)
3.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프랑스) - 560억원(3600만 파운드)
4. 스테판 사비치(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 470억원(3150만 파운드)
5. 윌리안(첼시/잉글랜드) - 470억원(3150만 파운드)

12. 얀 베르통언(토트넘홋스퍼/잉글랜드) - 300억원(1980만 파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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