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울시 내년 예산 40조원 육박 … 청년·신혼부부·일자리에 방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처음으로 13조원에 육박하는 복지 예산, 2조원을 넘긴 일자리 예산. 서울시가 1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할 2020년 예산안에서 눈여겨 볼 부분이다. 예산 총액은 39조5282억원이다. 사상 처음으로 40조원에 육박한다. 올해 처음으로 35조원을 넘은 데 이어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3조7866억원(10.6%) 늘었다. 복지와 일자리 분야 예산이 가파른 증가를 이끌었다. 복지 예산 중에선 청년과 신혼부부에 대한 지원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20년, 역대 최대 예산 편성한 서울시 #박원순 시장, “청년, 신혼부부 지원에 주력” #복지 예산 13조 시대, 일자리 예산 2조 넘어 #신혼부부 등 주거 지원에만 2조4998억원

박원순 서울시장은 31일 예산안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청년들의 출발선에 주목했다. 서울시가 청년과 신혼부부에 대한 과감한 지원으로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 민생이 절박하다. 90대 10이 아닌, 99대 1의 불평등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선 재정을 걱정하고,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지만 선택과 결단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재정이 공정한 출발을 돕는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31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내년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31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내년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복지 예산은 12조8789억원을 배정했다. 올해보다 15.4%(1조7215억원 증액) 증가했다. 전체 예산 가운데 가장 큰 비중(36.5%)을 차지한다. 처음으로 12조원을 돌파했고, ‘복지 예산 13조원 시대’를 코앞에 두게 됐다. 박원순 시장 첫 취임 당시인 2011년 4조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박 시장은 “내년 예산은 특히 청년과 신혼부부 지원에 주안점을 뒀다”면서 “‘82년생 김지영’의 슬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혼부부 임대주택 3200가구 공급,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대출이자 지원 확대(소득 기준 부부 합산 1억원 이하) 등 주거 지원에 총 2조4998억원을 쓴다. ‘청년복지’를 위해선 내년부터 청년 3만명에게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지원한다. 청년들이 취업·주거 문제 등을 상담하고 지원받는 서울청년센터 6곳도 설치·운영한다. 이처럼 청년 지원에 편성한 총액은 4977억원이다. 또 난임부부에게 시술 지원(1회당 180만원씩 3회 지원), 아동수당 지급(만 7세 미만으로 확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120개) 등 출산·아동 복지에 쓰는 돈은 2조1595억원에 달한다.

내년 일자리 예산은 2조126억원으로, 39만3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목표다. 올해 예산은 1조5810억원이었고, 일자리 창출 목표는 37만4000개였다. 1만9000개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4316억원을 증액한 것이다. 서울시가 늘리려는 일자리는 보육교사 등 청년을 위한 일자리도 있지만, 공공근로 등 단기 일자리도 있다. 39만3000개의 일자리 가운데 창업지원, 직업훈련 등 개념이 모호한 ‘간접 일자리’가 21만3000개에 달한다.

이외에도 대기질 개선과 동네 문화·체육시설 확충이 비중을 차지한다.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 보급, 지하철 공기질 개선 등 미세먼지 저감에 8111억원을 쓴다. 자치구 문화·체육시설 건립과 돌봄 시설 확충에는 2760억원을 편성한다.

투입 예산이 많지 않지만 ‘서울형 예산'도 눈에 띈다. 시민 대상 안심 보험 가입에 12억3000만원을 쓴다. 자연·사회재난으로 피해를 입어 사망했거나 장애가 생겼을 때 최대 1000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골목길·시장 등의 미세먼지를 청소하는 소형차 10대를 사는데 10억원도 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 이후 8년간 사람 투자에 220조원을 썼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하는 등 많이 개선했지만 아직도 배가 고프다”면서 “사람에 투자하고, 소비가 확대돼 일자리가 생기고, 세입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