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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3년만에 팔아 23조원 차익…‘단타족’ 양도소득 20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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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매입한 지 3년 안에 부동산을 매도하는 이른바 ‘부동산 단타족(族)’이 챙긴 매매차익이 5년간 총 2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입 부동산을 1~2년 만에 매도하는 ‘초단타족’의 매매차익도 같은 기간 8조2000억원에 달했다.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단지 전경. [뉴스1]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단지 전경. [뉴스1]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3~2017년 보유 기간별 부동산 양도소득세 신고현황’에 따르면 보유 기간이 3년 이내인 부동산 거래 건수는 2017년 20만5800여건으로 5년 전보다 74% 늘었다.

이에 따른 양도소득(토지·건물·부동산 권리를 유상으로 이전할 때 발생하는 소득)은 2017년 6조7708억원으로 2013년(2조2330억원) 한해보다 203% 치솟았다. 5년간 부동산 단타족이 챙긴 양도소득은 누적 22조9000억여원에 달했다.

2년 안에 판다…초단타족 양도소득은 304%↑

단타족 중에서도 매입 1~2년 사이 부동산을 매도한 초단타족의 거래 건수는 5년 새 141% 급증했다. 이에 따른 양도소득은 2013년 6100억원에서 2017년 2조4600억원으로 304% 불어났다. 5년간 초단타족의 양도소득액은 누적 8조2293억원에 이른다.

5년간 단타족·초단타족의 부동산 거래 건수와 매매차익이 급증했지만, 전체 부동산 거래 건수는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17년 전체 부동산 거래 건수는 95만6000여건으로 2013년(73만9000여건)에 비해 29% 늘었다. 양도 소득은 96% 증가했다.

부동산 ‘단타족’거래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사진유형

부동산 ‘단타족’거래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사진유형

이에 따라 전체 부동산 양도소득 중 단타족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해서 늘었다. 2013년 7.1%였던 단타족의 비중이 2016년에는 10.6%로 올랐고, 2017년에는 11%가 됐다. 초단타족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9%에서 4%로 2배 이상 늘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취득세 50% 감면·대출규제 완화 정책으로 주택 가격이 오르며 단기매매 차익을 목적으로 한 거래가 많아진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 규제에 의한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오르는 현재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두관 의원은 “단기 투자 목적의 부동산 단타족으로 인해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등 주택시장 혼란이 가중할 수 있다”며 “단타족을 대상으로 다운계약서(탈세 등을 목적으로 매도인과 매수인이 합의해 실거래가가 아닌 허위 거래가로 계약한 계약서) 작성, 분양권 불법 거래 등이 이뤄지고 있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단기 주택 매매자에 대한 양도세 부과 요건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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