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왕은 내 것"강기웅·고원부"불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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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단일 시즌제의 특성에 따라 막판까지 준 플레이오프 진출 팀(3, 4위)과 코리언 시리즈 직행 팀(1위)을 놓고 7개 구단이 각축을 별이고 있는 89 프로야구 페넌트 레이스는 일 정상으로 10월6일이면 팀 당 1백20게임을 모두 소화하게 된다. 현재 코리언 시리즈 직행 티킷은 빙그레가 80% 이상 손안에 거머쥔 상태에 있고 준 플레이 오프진출을 위한 막차 티킷도 4위 태평양에 80%이상 넘어간 상태.
이처럼 상위 4개 팀의 윤곽이 확연해짐에 따라 경기의 승패보다 개인타이틀·개인기록 등이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분야는「타자들의 꽃」인 수위타자 부문.
이 부문에서 삼성의 루키 강기웅(2루수)은 지난 7월20일 이후 정상을 고수해온 빙그레 고원부(외야수)를 추월, 타격 1위와 신인왕을 한꺼번에 넘보고 있다.
2백80타수 94안타로 3할2푼6리를 기록중인 강은 3할2푼1리로 맹 추격중인 고보다 타수가 훨씬 적어(58타수) 남은 경기에서 안타를 날릴 경우 그만큼 유리한 입장이다.
그러나 강이 지난 20일 빙그레 전에서 타율 관리를 위해 2타수 1안타를 뽑은 후 5회부터 최해명과 교대하는 소극적인 방어자세를 보여 모처럼 두 선수의 대결에 촉각을 세웠던 팬들은 크게 실망. 현재 타율3위는 3할8리인 해태 박철우.
MBC투수 김건우(26)가 3루수로 변신, 세 번째 경기(19일·태평양전)에서 연장 10회 말 극적인 승리타점을 기록하는 등 타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주목.
86년 MBC에 입단, 그해 18승6패(방어율 1·8) 로 신인왕을 수상했던 김은 87년9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양팔이 부러지는 치명적 부상을 했으나 1년7개월간 피나는 재기의 몸부림 끝에 올 시즌 초반 6게임에 등판, 3승2세이브를 따내 회복기미를 보였었다. 그러나 6월 이후 오른팔 통증이 재발하고 투구 페이스가 급락하자 타자로서의 변신을 시도하게 됐다.
한편 코칭스태프는 김이 투수로서 재기해주기를 바라고 있으며 김의 타자변신은 일시적일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삼성의 왼팔투수로 입단한 이현택도 타자로 전업, 중심타자로 기용될 정도로 정확한 타격을 인정받고 있다.
이는 부산상고→동아대 시절 왼팔투수로 활약했으나 87년 삼성입단 당시 좌측 팔에 이상이 생겨 외야수로 변신을 시도, 좌타자가 아쉬운 삼성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처럼 투수보다 비교적 선수생명이 긴 타자 쪽을 선호하는 선수들의 입장과 투수가 아쉬운 구단·코칭 스태프의 입장이 서로 엇갈려 선수들이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김과 이는 부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타자로 변신한 경우지만 빙그레 송진우의 경우 좌 투수가 부족한 팀의 실정에 따라 힘든 투수의 길을 가고있는 케이스.
송은 동국대시절 3할 대 타율과 장거리포로 강타자의 면모를 보였었다. 이 때문에 송은 빙그레 입단 후 타자와 투수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기도 했다.
해마다 심심찮게 매각 설이 떠돈 MBC가 구단을 매각할 경우 1백억원을 받더라도 70% 이상을 양도세로 징수 당해 그동안의 적자 보전에는 별 도움이 안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설립 당시의 자본금이 10억원 미만이어서 1백억원에 매각할 경우 90억원이 이익으로 처리돼 60억∼70억원 가량을 양도세로 물어야할 판이라는 것.
해마다 l5억∼20억원 상당의 결손을 내고있는 MBC는 최근 팀 순위가 최하위로 전락하는 등 침체에 빠져 내부로부터 매각 검토 설이 떠돌았으나 이 같은 이유로 울며 겨자 먹기식 운영을 계속해야할 난처한 입장. 이 때문에 나머지 6개 구단(태평양 제외) 은 앞으로 구단매각은 생각지도 못하게 된 실정이다.<권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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