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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WFM 주가 뛸 때 청와대 근처 ATM기로 5000만원 송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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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가 27일 구속 뒤 두 번째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정 교수가 딸·아들과 함께 투자한 사모펀드(블루코어밸류업1호)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를 통해 코스닥 상장기업인 더블유에프엠(WFM)에 투자하는 과정에 조 전 장관도 개입한 정황이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경율 “조국 계좌 수사 필요” #조국 “WFM 주식 거래 모른다” #검찰, 이르면 이번주 소환 #정경심 구속 뒤 두 번째 조사

이날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조 전 장관이 2018년 1월 청와대 근처 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5000만원을 송금한 기록을 입수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자금이 오간 시기는 코링크PE가 경영권을 인수한 2차전지 업체 WFM 주가가 상승하던 때였다. 지난해 2월 초 WFM은 장중 최고가인 7500원을 기록했다.

검찰은 2018년 1월 정 교수가 차명으로 WFM 주식 12만 주(6억원 상당)를 보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WFM 주식 12만 주는 검찰이 지난달 초 정 교수의 동생인 정모(56)씨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실물로 발견했다. 검찰은 정 교수 측이 WFM 주식을 시중 가격보다 주당 2000원가량 싸게 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을 지낸 김경율 회계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장관의 ATM 송금과 관련해 “600만원을 8차례 나눠 송금하고 나머지 200만원을 하면 5000만원 송금이 가능하다”며 “조국 전 장관의 계좌를 열어 정경심 교수와 어떤 이해 관계에 얽힌 돈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혹에 조 전 장관은 중앙일보에 “WFM 주식 거래는 알지도 못하고 관련도 없다”고 해명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의 직접 조사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검찰이 사건관계인에 대한 공개소환을 전면 폐지한 만큼 조 전 장관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더라도 정 교수와 마찬가지로 지하로 들어와 비공개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로 코링크PE의 실질 대표였던 조범동(36·구속)씨는 지난 25일 재판에서 정 교수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정 교수 측은 지난 23일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사모펀드 의혹은 조범동씨의 혐의가 (정 교수에게) 무리하게 덧씌워졌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조씨 측 변호인은 “처음부터 정 교수가 조씨를 사기꾼으로 몰 거라고 예상했다”며 “자신들은 죄가 없는데 남의 죄를 덮어썼다는 식의 이야기를 듣고 너무 화가 났다”고 밝혔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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