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육감, 박정희 서거일에 “오늘 탕탕절”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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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장휘국 광주교육감이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일을 “탕탕절”이라고 페이스북에 써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탕탕절’은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의미로 SNS나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쓰는 속어다. 또 장 교육감은 해당 게시물에서 박 전 대통령을 ‘다카기 마사오’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호칭했다.

“다카기 마사오 쏜날, 기억합시다” #하태경 “넘지 말아야할 선 넘어”

장 교육감은 26일 “오늘은 탕탕절. 110년 전 안중근 의사께서 일제 침략의 원흉 이토오 히로부미를 격살한 날. 또 40년 전 김재규가 유신독재의 심장 다카기 마사오를 쏜 날. 기억합시다”라고 적었다. 광주광역시교육청 로고, 안중근 의사의 단지혈서, 태극기, 무궁화 사진도 함께 게시했다.

정치권에서는 비판이 이어졌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27일 “김재규를 안중근에 비유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이토 히로부미에 비유하고 있다”며 “아무리 박정희가 미워도 넘지말아야 할 선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무리 미워도 김대중을 김일성에 비유하면 안 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장 교육감이 전교조 출신인 점도 거론하며 “교육자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장능인 자유한국당 부대변인도 “심각히 왜곡된 역사 인식을 공공연하게 게시한 것은 교육 수장으로서 양식과 인륜의 문제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에서 인륜 파괴범이 잡을 교편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장 교육감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탕탕절’이란 표현은 반일의식을 가진 분들이 많이 쓰고 인터넷 상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것을 보고 따라썼을 뿐 별 의미는 없었다”라면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다카기 마사오라는 이름으로 친일행적을 한 건 사실 아닌가”라고 했다.

유성운 기자,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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