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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대통령, 측근 복 없어도 야당 복 있다”고 한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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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신당 소속 박지원 의원이 25일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야당 복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잇단 구설에 오른 자유한국당에 대한 일침이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 국감에서 김오수 법무부 차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 국감에서 김오수 법무부 차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이날 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여권에 실망감을 토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22일 국회 시정연설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 비교적 협력했던 나마저도 실망과 분노가 치밀었다. 어떻게 고용 등 경제가 좋으며, 대입제도를 한마디 사전 논의 없이 그렇게 바꾸느냐”고 했다.

다만 이날 비판의 초점은 한국당에 맞춰졌다. 박 의원은 “시정연설은 간 곳 없고, 한국당의 ‘X'와 야유, 사진 찍지 않으려고 피하는 모습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시정연설 당시 한국당이 문 대통령에게 손으로 ’X'자를 만들어 보이며 항의하고, 악수를 피해 먼저 본회의장을 떠난 모습에 대한 비판이다. 박 의원은 “언제까지 ‘조국 천하’가 계속될까. 소는 누가 키우느냐”며 “문 대통령이 측근 복은 없지만 야당 복은 있다”고 꼬집었다.

그간 박 의원은 수차례 “문 대통령이 야당 복이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달에도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증인 없는 인사청문회에 합의한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이 야당 복이 좋아도 저렇게 좋을지 놀랐다”고 지적했다.

이날의 ‘야당 복’은 최근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잇단 구설에 오른 한국당에 대한 일침이다. 최근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사건 수사 대상에 오른 당 소속 의원 60명에게 “공천에서 가산점을 부여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샀다. 여권으로부터 비난은 물론  당내에서도 “나 원내대표 개인의 생각”(조경태 최고위원) 등의 지적이 있었다.

원내 지도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에 '기여'한 의원들에게 표창장을 준 것도 마찬가지다. 당 최고위원들은 지난 24일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전 장관의 사퇴는 국민과 당원들이 이끌어낸 거다. 자화자찬하면 안 된다”며 나 원내대표에게 유감을 표했다고 한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2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상당히 유감스럽다. 또 최고위원들과 전혀 상의도 없이 한 일”이라며 “빨리 이 부분에 대해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파동이 마지막으로 치닫는 지금, 윤석열의 칼날이 야당으로 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대비는 않고 자축파티나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4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상규 법사위원장 등 조국인사청문회 TF 팀의 공로를 인정해 표창장을 수여하고 있다. [뉴시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4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상규 법사위원장 등 조국인사청문회 TF 팀의 공로를 인정해 표창장을 수여하고 있다. [뉴시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한국당에선 일부 불출마를 선언했던 의원들마저 출마로 돌아선 상황을 두고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선 앞서 이철희 의원에 이어 24일 표창원 의원까지 “참회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한국당에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윤상직(초선‧부산 기장)‧정종섭(초선‧대구 동갑)‧김정훈(4선‧부산 남갑) 의원 등이 여전히 지역구에서 활동하며 사실상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상황이다.

당내에선 “총선 불출마도 없고, 인적 쇄신의 기준도 없는데 참신한 인재영입이 가능하겠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당 지도부는 지난 7월 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가 제안한 공천 룰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천 기준은 아직 논의하는 단계다. 하나도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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