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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치닫는 바른미래 새 변수···국민의당 출신 16명 모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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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소속 옛 국민의당 출신 의원 전원(16명)이 22일 모였다.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섞인 이들이 매주 정례회동을 하기로 하면서, 연내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준비하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변혁‘)’의 움직임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승용(오른쪽) 국회 부의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출신 의원 모임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주승용(오른쪽) 국회 부의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출신 의원 모임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① 누가 모였나

이날 오전 주승용 국회부의장실에 모인 16인의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모두 옛 국민의당계다. 현재는 비(非)당권파 7명(권은희‧김수민‧김삼화‧김중로‧이동섭‧이태규‧신용현)과 당권파 및 호남계 9명(박주선‧김동철‧주승용‧이찬열‧김관영‧김성식‧임재훈‧채이배‧최도자)으로 갈려 손학규 대표의 퇴진 문제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비당권파 의원들이 바른정당 출신 의원 8명(유승민‧정병국‧이혜훈‧오신환‧유의동‧하태경‧정운천‧지상욱)과 결성한 변혁이 연내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추진하면서, 국민의당계의 결별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주 부의장은 “이심전심으로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끼리 당의 현재 문제에 대해 소통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②어떤 의견 오갔나

이날 비공개 모임에선 안철수계에 대한 당권파 및 호남계의 탈당 만류가 있었다는 게 참석자들 전언이다. 특히 최근 유승민 변혁 대표가 “12월 정기국회 이후 탈당 및 신당 창당을 하겠다”고 구체적 시점을 밝힌 만큼, 당장 가시화한 결별 가능성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다만 “손학규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데에는 기존에 입장을 같이했던 안철수계와 호남계뿐 아니라, 일부 당권파도 공감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호남계인 주승용 의원은 “손학규 체제로 총선까지 갈 수 없단 데엔 다 공감했다”며 “다만 대안이 없으니 당장 탈당하지 말고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박주선 의원은 “바른정당계 8명의 탈당은 상수(常數)로 보고 안철수계를 설득해 국민의당 출신이 제3지대에서 뭉치자고 했다”고 했다. 한 안철수계 의원은 “당권파 의원들까지 포함해 오늘 모인 거의 모든 의원이 ‘손 대표 체제론 안 된다’는 데 공감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③비례대표인데 탈당할 수 있나

당초 변혁의 탈당 시점이 미뤄지는 데엔 안철수계 대다수(7명 중 6명)가 자진 탈당 시 의원직을 잃는 비례대표란 점이 크게 작용했다. 앞서 지난달엔 안철수계인 권은희 의원이 호남계 박주선‧김동철 의원 등을 찾아 이들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비례대표 제명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이날 모임에서 당권파는 “비례대표 제명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손 대표는 끝까지 거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향후 변혁의 탈당 로드맵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한 안철수계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에 대한 제명 문제가 당 윤리위원회를 거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해서 생각처럼 쉬워보이지 않는다”며 “변수가 생겼으니 앞으로 변혁에서 좀 시기와 입장을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④ 안철수 전 대표는 언제쯤?

국민의당 창업주인 안철수 전 대표가 미국에서 언제 귀국할지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관심이 높은 상태다. 다만 시점에 대해선 누구도 확정적으로 예측하지 못했다고 한다. 변혁에서 활동 중인 김중로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지금 귀국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었고, 안 된다는 사람도 있었다”며 “개인적으론 지금 당의 복잡한 방정식을 풀 리더십이 안 전 대표에게 있는지 의문이다. 큰 선거가 있을 때 돌아오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의 통합추진위원회 제3차 확대회의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참석자 소개 때 박수를 치고 있다. [중앙포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의 통합추진위원회 제3차 확대회의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참석자 소개 때 박수를 치고 있다. [중앙포토]

⑤ 그래서 갈라선다는 말인가

이들 16인은 앞으로 매주 화요일 오전마다 정례 조찬회동을 하면서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김수민 의원은 모임 직후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 간 이견과 갈등을 조율하면서 창당 정신을 최대한 구현하는 방향으로 결론 낼 것”이라고 말했다.

옛 국민의당 모임을 계기로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로 이뤄진 변혁의 움직임에도 변화가 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안철수계에선 “국민의당 모임과 변혁 모임이 상충하는 게 아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국민의당 모임의 호남계와 당권파의 탈당 만류가 이어질수록 안철수계의 입장이 더 모호해지고 복잡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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