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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는 하늘의 뜻? 호우·한파주의보 땐 주가 확 떨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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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서울 지역에 39일 만에 한파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전국 대부분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2월 8일 오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 고드름이 맺혀 있다 [연합뉴스]

서울 지역에 39일 만에 한파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전국 대부분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2월 8일 오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 고드름이 맺혀 있다 [연합뉴스]

호우주의보나 한파주의보가 발효되면 코스피ㆍ코스닥 등 주가지수가 전날보다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이나 비가 오는 공휴일이면 사람들은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가지 않지만 백화점을 더 찾았다.

공휴일 눈비오면 마트 대신 백화점 #대리운전과 여객선, 날씨에 민감해 #숙박업과 종합병원은 예보에 반응

22일 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기상청 날씨 데이터와 신용카드(하나카드) 등 금융권 실제 데이터를 분석한 '기상 예보와 날씨에 따른 금융 소비자의 행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들의 경제활동이 날씨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상특보(대설ㆍ태풍ㆍ폭염ㆍ호우ㆍ한파주의보)가 발효된 41일 동안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0.26%, 코스닥 지수는 0.57% 떨어졌다.

기상 특보별 주가 등락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기상 특보별 주가 등락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특보 중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호우주의보와 한파주의보였다. 지난해 코스피지수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18일 동안 전날보다 0.43% 떨어졌다. 한파주의보가 발표된 12일 동안은 0.38%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각각 0.72%, 0.61% 떨어지며 같은 흐름을 보였다.

양정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기상 특보와 실제 일자별 코스피ㆍ코스닥 지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기상 특보가 발효된 날의 주식 시장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이 확인됐다"며 "이는 날씨가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다수의 해외 논문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각종 교통사고 치사율(사고 발생건수 대비 사망자 수)은 안개낀 날 크게 높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지난해 각종 교통사고 치사율(사고 발생건수 대비 사망자 수)은 안개낀 날 크게 높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험청구의 원인이 되는 교통사고는 날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각종 교통사고 치사율(사고 발생건수 대비 사망자 수)은 안개 낀 날 크게 높았다.

안개 낀 날의 고속도로 교통사고 치사율은 25%, 자전거 교통사고 치사율은 11.1%,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치사율은 15.6%였다. 이는 맑은 날 대비 각각 4.8배, 6.5배, 5.8배 높은 수치다.

고객들의 소비 성향도 날씨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 고객의 결제 패턴을 분석해보니 평균적으로 날씨가 맑은 날 카드 결제액이 눈이나 비가 오는 날보다 더 높았다.

업종별로는 방향이 엇갈렸다. 유통업종의 경우 대형 할인점이나 편의점, 슈퍼마켓, 아울렛 등은 평일과 주말에 관계없이 맑은 날보다 눈이나 비가 오는 날 매출액이 감소했다. 대형할인점(-15%)과 편의점(-10%), 슈퍼마켓(-11%)의 경우 주말의 날씨가 좋지 않으면 매출액이 특히 큰 폭 감소했다.

유통업종의 경우 대형 할인점이나 편의점, 슈퍼마켓, 아울렛 등은 평일과 주말에 관계없이 맑은 날 대비 눈이나 비가 오는날 매출액이 감소했지만 백화점은 주말엔 눈이나 비가 올 때 매출액이 날씨가 맑은 날보다 오히려 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유통업종의 경우 대형 할인점이나 편의점, 슈퍼마켓, 아울렛 등은 평일과 주말에 관계없이 맑은 날 대비 눈이나 비가 오는날 매출액이 감소했지만 백화점은 주말엔 눈이나 비가 올 때 매출액이 날씨가 맑은 날보다 오히려 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백화점은 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백화점의 경우 눈이나 비가 온 평일 매출액은 날씨가 맑은 평일 대비 10% 감소했다. 그러나 주말에 눈이나 비가 오는 날의 매출액이 날씨가 맑은 날보다 오히려 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ㆍ문화 업종 매출액은 날씨가 주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골프장과 종합레저타운 등 야외활동 업종은 눈이나 비가 오는 날의 매출액이 맑은 날보다 크게 줄었다.

실내활동 업종은 희비가 엇갈렸다. 노래방이나 당구장은 날씨가 안 좋은 날 매출액이 줄어든 반면 실내골프연습장은 날씨가 안 좋은 주말 매출액이 맑은 날보다 8% 늘었다.

대리운전이나 여객선 등은 실제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상을 보인 반면 숙박업소나 종합병원, 뷔페 등은 기상예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대리운전이나 여객선 등은 실제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상을 보인 반면 숙박업소나 종합병원, 뷔페 등은 기상예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업종별로 기상예보와 실제 날씨에 대한 민감도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대리운전이나 여객선 등은 실제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반면 숙박업소나 종합병원, 뷔페 등은 기상예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커피전문점이나 주유소, 일반음식점 등은 날씨 또는 기상예보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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