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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역사를 가로지르는 우리 바다 읽기 '주강현의 관해기(전3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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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바다의 생활과 민속, 지리, 과학, 역사, 신화, 생태를 아우르는 새로운 개념의 바다 문화사, 《주강현의 관해기》(전3권)가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남쪽 바다의 작고 아름다운 섬 비양도, 피란민들의 애환이 서린 속초 아바이마을, 은빛 멸치 떼의 향연이 펼쳐지는 기장, 원시 어법 죽방렴이 살아 있는 삼천포, 난바다의 고독이 가득한 격렬비열도 등 한반도에 면한 세 바다의 생활, 민속, 생태, 역사 등을 종합 탐사한 이 책은 600여 컷이 넘는 사진 자료가 더해져 총 1,000여 쪽에 달하는 분량에 당대의 역사, 민속 지식, 생태를 방대하게 집대성한 기록 자료이다. 또한 육지 중심의 역사지리를 벗어나 소외된 시공간인 바다를 새롭게 발견한, 학제 통합적인 방법으로 기술된 한국 인문학의 새로운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 우리 바다의 발견, <관해기>를 읽으면 바다가 새롭게 보인다!
-동쪽, 서쪽, 남쪽 우리 바다 구석구석을 찾아 발로 쓴 21세기 우리 바다 오디세이아

바다를 중심에 두고 보면 육지 중심의 역사와 문화는 인류사의 일부만을 대변할 뿐이다. 이 책 《관해기》는 육지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바다 중심의 시각, 바다의 세계관으로 우리 바다를 주목할 것을 제안한다. “바다는 크고 깊고 유장하여 동서고금의 야광주 같은 이야기가 많으며, 박람강기의 절대적 지식량이 요구되는 지구 유일무이의 미지의 공간”이라는 저자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바다는 새롭게 발견해야 할 ‘미지의’ 시공간이다. 이 책은 바다를 향한 우리 인문학의 첫 대중적 안내서이다.

이 책의 제목에 사용된 ‘관해(觀海)’란 말은, 저자의 말에 따르면, 근 100여 년 간 사용하지 않은 옛말이다. ‘바다 읽기’, ‘바다 가로지르기’라는 뜻을 가진 이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이 책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의 자연 생태, 환경, 역사, 문화와 민속, 일상사 등 바다의 모든 것을, 나누어 접근하지 않고 총체적으로 읽을 수 있게 접근한다. 서해 난바다에 떠 있는 고독한 섬 격렬비열도에서는 대륙과의 문명 교류의 흔적을 찾고, 전설의 섬 이어도에서는 미래 해양 과학의 희망을 발견하며, 서해 칠산바다 수성당할머니의 창조 신화를 들려주고, 울릉도 오징어와 대관령 황태의 맛을 예찬하다가, 동해 심해저의 무궁무진한 미래가치를 역설하기도 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기술한 바다는 단순한 자연적, 지리적 개념의 바다만은 아니다. 저자가 찾은 바다는 “들숨과 날숨을 호흡하는 생명의 바다, 그리고 ‘인문의 바다’라는 함의를 가득” 담고 있다. 역사지리와 민속사에 대한 깊은 지식과 해양학, 생태학, 신화학 등 관련된 다방면의 학문에 대한 생생한 학제연구와 취재를 바탕으로 우리 바다의 모든 것을 복원한 이 책과 함께 독자들은 바다의 중요성을, 바다가 담아온 그 깊은 역사와 이야기를, 바다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은 후 다시 만나는 바다는 더 이상 ‘조개구이와 활어회, 해수욕장’으로 대변되는 예전의 바다가 아닐 것이다.

2. 갯것들의 민속 지식, 변방의 소외된 역사와 생활을 복원한 한국 인문학의 쾌거
-어민, 해양 전문가, 해양 관련 공무원 등 2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협조, 자문

이 책의 각 권 말미에는, 여느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200여 명이 넘는 어민과 해양인들에 대한 감사의 글과 그들의 이름이 실려 있다. 이 책을 완성시키기 위한 저자의 지난한 작업에 동참했던 사람들, 저자가 이 책의 1차 저작권자나 다름없다고 밝힌 분들의 명단이다.

저자는 우리 바다를 ‘역사는 있되, 기록은 없었다(有史無書)’고 이야기한다. 바다는 천출로 내몰린 소위 ‘갯것’들의 터전이었고, 철저히 소외된 지역이었다. 기록은 부족했고, 그것을 재구성하는 것은 고단한 작업이었다.

따라서 《관해기》 집필을 위한 저자의 전략은 생활사, 구술사, 미시사, 일상사, 민속사적인 방법을 통한 것이었다. 전국 바닷가와 섬을 답사하며, “비좁은 물길과 얕은 바다, 자잘한 잡고기와 어로에 숨을 건” 갯것들의 소중한 민속지식과, 현장의 이야기를 채록했다.

하지만 이 책의 현장의 민속지식을 단순 채록한 책에 머물지 않고, 21세기 이 시대 우리 바다의 일상과 역사를 가로지르는 바다문화사적인 가치를 지니는 것은 현장에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쌓아 온 관련 학자와 전문가들의 전문성을 이 책에 적극 반영하였기 때문이다. 해양학 일반은 물론이고 해양생물학, 식생활사, 조류학, 조선공학, 환경생태학, 수중학 등의 온갖 전문적인 이야기들이 이 책에 반영된 것은 학제의 벽을 넘어 바다의 소중함, 소외되었던 우리 바다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자 하는 수많은 해양인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역사민속학자이자 해양문화사가로 널리 알려진 저자가 바다를 발견하고, 이를 위해 십수년 간을 자료를 모으고, 조사하고 연구하고, 남이 알아주지 않았던 일에 일생을 바친 노력이 더해져 가능했던 일이다.

3. 600여 컷의 귀중한 사진 자료, 우리 바다의 어제와 오늘을 기록한 아카이브
-100여 년 된 제주 잠녀 기록 사진, 전문 작가가 촬영한 수중세계의 비경, 대륙붕과 해초의 3차원 복원 영상, 고문헌의 지도 등 우리 바다를 담은 시각 자료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해남 미황사(관해기 1권 132쪽) 대웅전 주춧돌에는 거북이가 새겨져 있다. 육지의 끝, 바다가 시작되는 자리에 선 이 절의 건축물과 부도에는 게, 물고기, 거북이 등 해산물이 유난히 많이 새겨져 있다. 하지만 이 절을 찾는 사람들이 이를 알아채기는 쉽지 않다.

《관해기》에는 여태껏 우리 곁에 있었지만 우리가 보지 못했던 수많은 바다의 모습이 생생한 사진 자료로 펼쳐진다. 전 3권을 통틀어 600여 컷이 넘는 자료에는 오징어를 할복(割腹)하는 어판장 아지매의 환한 웃음, 난바다 검은 파도 위에 외롭게 서 있는 섬 등의 생생한 현장 사진부터 일제 시대 촬영된 물고기의 유리원판 사진, 개항기 항구의 모습, 각종 고문서와 옛지도, 바다 밑 수중세계의 황홀한 비경, 3차원 그래픽으로 복원된 심해저 사진 등 귀한 자료사진까지 우리 바다의 모습이 가득하다. 들숨과 날숨이 교차하는 생명의 바다, 역사와 생활이 어우러진 인문의 바다, 새로운 탐색과 발견을 꿈꾸는 미래의 바다의 모습을 이 책의 풍부한 사진과 함께 만날 수 있을 것이다.

4. 생명의 바다와 인문의 바다를 아우르는 바다 읽기의 즐거움
-역사와 생태, 민속과 해양지식이 여행기보다 흥미로운 우리 바다 읽기

저자 주강현은 우리 전통 문화와 민속에 대해 새로운 이해와 의미를 짚어준 베스트셀러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의 저자이다. 출간된 후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청소년들부터 성인 독자까지 우리 문화의 상징을 이해하고 공부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최고의 추천서로 꼽히는 책이다.

저자는 《관해기》가 전작인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처럼 많은 독자들에게 우리 바다의 흥미롭고 다채로운 역사와 생활, 자연과 환경, 민속과 신화가 온전히 전달되기를 원하며 이 책을 집필하였다. 전문적인 해양 지식에서부터 역사적, 민속적 전문 지식을 일반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이 책은 ‘교양 정보’를 쉽게 대중화해서 전달하는 저자 특유의 거침없는 문체에 힘입어 바다에 대해 문외한인 독자라도 즐거운 독서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지은이 : 주강현
문학박사(경희대), 문화재학박사 수료(고려대)
한국민속연구소장, 한국역사민속학회장, 해양문화재단 이사, 통일문화학회 공동대표

■ 정가 : 권 13,000원

(조인스닷컴 Joins.c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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