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의 평양 남북대결을 앞둔 축구대표팀이 여러가지 악조건을 딛고 북한전 원정 승리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4시 10분경 평양에 도착했다. 짐을 모두 챙겨 공항에서 출발한 시간은 오후 6시40분. 예정보다 도착이 2시간 가까이 지연된 탓에 숙소에 들르지도 못하고 순안공항에서 곧장 경기장소인 김일성 경기장으로 이동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공항에서 평양 시내로 이동하는 내내 50km 안팎의 저속으로 달렸다"고 설명했다. 오후 7시30분께 김일성 경기장에 도착했고, 오후 7시55분부터 시작된 기자회견에 벤투 감독과 수비수 이용(전북)이 참여했다. 우리 선수들은 오후 8시25분부터 50분 가량 그라운드 적응 훈련을 진행하며 몸을 풀었다.
오후 9시50분께 선수단 숙소 고려호텔로 출발한 우리 대표팀은 오후 10시5분께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늦은 저녁 식사를 진행한 뒤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우리 대표팀이 평양에 도착한 이후 모든 소통 창구가 두절돼 대한축구협회가 곤란을 겪었지만, 선수단은 특별한 문제 없이 정해진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현지에서 축구협회 관계자가 보내온 사진에 따르면 김일성 경기장에서 약 한 시간 가량 훈련하는 동안 우리 선수들의 표정은 비장하면서도 한편으론 밝았다.
남북대결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경기다. 10회 연속 본선행에 도전하는 우리에겐 승점 3점이 절실한 승부이기도 하다. 때문에 생중계도, 현지 취재도 불가능한 북한 원정 경기는 가장 큰 관심이 모아지면서도 관련 정보는 확인하기 힘든, ‘깜깜이 경기’로 치러질 전망이다.
5만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 낡은 인조잔디, 북한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스타일 등 다양한 위험요인에 더해 북한 당국의 정보 차단과 비협조라는 돌발 변수까지 등장하며 남북대결을 앞둔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난 1990년 남북통일축구대회 이후 29년 만에 열리는 이번 평양 남북대결은 15일 오후 5시30분 김일성 경기장에서 킥오프한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