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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놀이, 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호자’ 넘치게 할 것”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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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6호 11면

수학문화관 문 여는 오승록 노원구청장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이 노원수학문화관 1층에 설치된 ‘어질어질 이상한 거울’을 들여다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신인섭 기자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이 노원수학문화관 1층에 설치된 ‘어질어질 이상한 거울’을 들여다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신인섭 기자

서울 북동부에 자리한 노원구. 인구 54만 명의 노원구는 ‘강북의 대치동’이라 불릴 만큼 교육열이 뜨거운 곳이다.

180억 투입, 17일 지자체 첫 개관 #공작실·놀이터 등 갖춘 체험 공간 #4차 산업혁명 이끌 인재 육성 토양

하지만 서울 25개 구 가운데 재정자립도는 최하위일 정도로 살림이 빠듯하다. 2019년 기준 노원구의 재정자립도는 15.37%로 1위인 중구(54.93%)와 차이가 크다. 관내에 기업체 등 생산 시설은 적은 반면 상대적으로 복지 수요는 많기 때문이라는 게 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노원구가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수학문화관 개관을 앞두고 있어 화제다. 노원수학문화관(관장 장세창)은 2016년 5월 건립 계획이 수립된 지 3년 5개월 만인 오는 17일 문을 연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총 2885㎡)로 180억원이 투입된 노원수학문화관(중계동)은 강의실·자료실·놀이터·연구실·공작실 등으로 이뤄졌으며, 수학 관련 재미있는 콘텐트가 구비돼 있다.

중앙SUNDAY가 “노원에서 수학은 놀이다”를 외치는 오승록 노원구청장을 만났다. 오 구청장은 “힘든 사업이었지만 개관이 눈앞이라 생각하니 뿌듯하다”며 “노원수학문화관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창의·융합 인재들을 육성하는 토양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수·교사 등 분야별 전문가 강의

노원수학문화관 전경. 신인섭 기자

노원수학문화관 전경. 신인섭 기자

노원수학문화관은 뭘 하는 곳인가요.
“암기와 문제 풀이 중심의 수학 교육에서 벗어나 놀이를 통해 수학의 원리를 이해하도록 마련된 체험·탐구 중심의 수학체험 공간입니다.”
전(前) 구청장 재임 시절부터 추진된 사업이죠? 추진 배경이 궁금합니다.
“2016년에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통해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AI를 활용하는 데 우선 요구되는 것이 수학과 과학입니다. 그리고 그 수학의 중요성을 절감한 데서 비롯된 것이 노원수학문화관입니다. 단일 수학문화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왕 만드는 것 제대로 해보자고 했죠.”
기초단체에서 큰 사업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노원구는 서울에서 재정이 가장 열악한 구입니다. ‘수포자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포부를 안고 담대한 도전을 시작했지만, 용지 매입부터 시공까지 지자체 홀로 감당하기 힘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서울시 특별교부금과 국비를 받아오기 위해 우리 구 공무원들이 백방으로 뛰어다녔습니다.”
‘개천에서 용 나던 시대는 지났다’고들 합니다. 노원수학문화관이 ‘개천의 용’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까요.
“요즘은 ‘통장에서 용 난다’고들 하죠? 그 말은 용이 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는 뜻일 겁니다. 교육도시 노원구는 우주학교, 서울시립과학관, 서울시 직업체험센터 등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교육환경이 우수합니다. 여기에 수학문화관이 완공되면 노원구에는 에듀 스퀘어(Edu Square)가 구축될 것입니다.”
노원수학문화관은 어떤 콘텐트로 채워지나요.
“미국 뉴욕 수학박물관에는 ‘사각 바퀴 자전거’가 있습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창의적 발상을 하도록 유도하는 겁니다. 독일의 수학박물관 마테마티쿰과 일본의 리스피아 파나소닉의 프로그램을 보면 수의 탄생과 역사를 연계한 체험형 놀이기구,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하는 어드벤처관 등을 통해 과학적 상상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줍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이 수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주고, 놀이기구 속에 숨은 원리 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노원수학문화관 역시 수학적 원리에 기반을 둔 체험 위주의 공간입니다. 층별로 전시실·연구실·공작실·강의실·세미나실 등 체험 학습공간과 자료실·상영관·카페 같은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복합 커뮤니티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학생·학부모 함께 참여 프로그램도

노원수학문화관은 어떻게 운영되나.
“주 중에는 유아(5∼7세)와 학생(초등∼고등)을 대상으로 층별·시간별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주말에는 ‘온 가족이 함께하는 주말 수학 체험 프로그램’을, 학생과 학부모(1일 10가족)를 대상으로 전시실 투어와 체험활동을 150분 동안 진행합니다. 입장료는 8∼19세 1000원, 20세 이상은 2000원인데 올해는 개관 기념 특별 이벤트 차원에서 무료 운영합니다.”
강사진도 궁금한데요.
“노원수학문화관 자문위원장인 민경진 한성대 교수 등 분야별 전문 강사나 대학교수, 전·현직 수학 교사 등 우수한 전문가들이 참여합니다.”
수학을 잘하고 싶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청소년들이 노원수학문화관에서 수학의 오묘한 맛을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가 아닌 수호자(수학을 좋아하는 사람)가 넘쳐나는 노원구를 만드는 데 힘을 다하겠습니다.”

최경호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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