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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의 기적처럼 도쿄가자"…다시 입맞춘 두 남자

중앙일보

입력

2017년 U-20축구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이상민(오른쪽)과 정태욱(왼쪽). [중앙포토]

2017년 U-20축구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이상민(오른쪽)과 정태욱(왼쪽). [중앙포토]

도쿄올림픽을 위해 두 남자가 다시 입을 맞춘다. 한국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 이상민(21·V바렌 나가사키)과 정태욱(22·대구)이다.

U-22 축구대표팀 수비수 이상민-정태욱 #2년 전, 경기 중 뇌진탕 때 생명 살린 인연 #내년 1월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앞둬 #11일 화성에서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 #

둘은 2년 전 ‘10초의 기적’이라 불리는 뇌진탕 사고 때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2017년 3월27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 U-20 대표팀과 잠비아의 경기. 후반 35분 중앙수비 정태욱이 공중볼을 다투다 머리를 부딪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옆에 있던 팀동료 이상민이 달려가 정태욱의 입을 열고 기도를 확보했다. 인공호흡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이상민의 침착한 응급처치 덕분에 정태욱은 목숨을 건졌다. 두 사람은 그해 U-20월드컵에 출전해 16강진출을 이끌었다.

2017년 3월27일 잠비아전 도중 머리를 다쳐 의식을 잃고 쓰러진 정태욱을 응급조치하는 이상민. [중앙포토]

2017년 3월27일 잠비아전 도중 머리를 다쳐 의식을 잃고 쓰러진 정태욱을 응급조치하는 이상민. [중앙포토]

두사람이 다시 뭉쳤다. U-22 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30분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치르는데, 둘 다 명단이 포함됐다.

U-22 대표팀은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 나서는 팀이다. 이 대회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하는데, 16팀 중 3위 안에 들어야 한다.

이상민은 U-22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고, 김학범 감독이 이상민 파트너로 1m95cm 장신 수비수 정태욱을 불러들였다.

올림픽 동메달 이상을 따면 병역혜택이 주어진다. 그런데 김 감독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미 군면제를 받은 정태욱을 호출했다. 병역문제를 떠나 수비안정을 위해서다. 이상민은 아시안게임 명단에서는 탈락했었는데, 두사람이 오랜만에 호흡을 맞추게됐다.

이상민은 지난 8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태욱이에게 왜 왔냐고 농담했다”며 “오랜만에 같이 들어와 기분 좋다”고 말했다. 정태욱은 2017년에 “상민아! 네가 구해준 목숨. 국가를 위해 쓸게”라고 말한적이 있다.

한국은 아시아 U-23챔피언십에 우즈베키스탄·이란·중국과 C조에 속했는데, 이번에 같은조에 포함된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갖는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전력노출도 신경써야하는 복잡한 경기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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