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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이어 티파니 광고까지 물고 넘어진 중국

중앙일보

입력

지난 7일 티파니 트위터에 올라온 광고 사진. [HKFP 캡쳐]

지난 7일 티파니 트위터에 올라온 광고 사진. [HKFP 캡쳐]

“홍콩의 자유”는 중국 비즈니스를 하는 글로벌 기업의 금기어가 되고 있다.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이나 광고들이 예외없이 공격받고 있다.

NBA,티파니, 블리자드...'홍콩 시위' 中 검열에 '희생양' #WP "중국, 국경 넘어 특정 의견 검열" #미 정치권 "누구도 미국인의 자유를 금지 못해"

세계적인 명품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Tiffany & Co)는 지난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새로운 광고를 게재했다가 삭제했다. 중국 모델 쑨페이페이(孫菲菲)가 오른쪽 눈을 가리면서 티파니 반지를 보여주는 사진이다.

광고는 새롭게 출시된 ‘T-디자인 반지’를 소개하는 것이지만, 홍콩 시위대를 지지한 것이라는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경찰 폭력을 비난하려는 홍콩 시위대의 자세를 빗댔다는 것이다.

'EYE4HK' 캠페인에 동참한 시민들. 현재 게시물 수는 2만6506건이다. [인스타그램]

'EYE4HK' 캠페인에 동참한 시민들. 현재 게시물 수는 2만6506건이다. [인스타그램]

“나는 티파니 광팬이지만 중국인이다. 나는 우리나라를 사랑한다. 당신들이 우리의 명예를 훼손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이 제품을 사는 사람은 눈이 먼 사람” 등 분노한 중국 소비자의 글들이 웨이보(중국식 트위터)에 퍼졌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티파니는 중국에 35개의 매장이 있다. 올해 글로벌 매출은 3% 감소했지만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25% 이상 증가했다.

티파니 측은 “우리는 이 광고가 그렇게 인식될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디지털,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 이 이미지를 제거하고 사용을 중단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티파니는 “이 이미지는 2019년 5월에 촬영됐으며 어떤 정치적 의도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 게임업체 블리자드는 7일 "홍콩 자유" 발언을 한 프로게이머의 1년 경기 출장을 금지시켰다. [HKFP]

미 게임업체 블리자드는 7일 "홍콩 자유" 발언을 한 프로게이머의 1년 경기 출장을 금지시켰다. [HKFP]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미국 최대 게임업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Blizzard Entertainment)는 인터뷰 도중 “홍콩에 자유를!(Liberate Hong Kong!)”을 외친 프로게이머의 대회 출전 자격을 1년간 정지시켰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중국 텐센트(Tencent)가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21살의 홍콩 게이머 청잉와이(Chung Ng Wai)는 지난 7일 태국에서 열린 온라인 게임 대회에 아시아 대표로 참석하면서 방독면과 고글을 쓰고 인터뷰를 했다. 그는 대회 상금 1만 달러를 받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서구 기업들과 자국민들의 민감한 말을 통제해 왔다”며 “특정 주제에 대한 반대 의견을 용납하지 않고 있으며 점점 중국 밖으로까지 검열이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NBA 휴스턴로키츠 제임스하든 선수가 사과 발언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미 NBA 휴스턴로키츠 제임스하든 선수가 사과 발언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이런 가운데 미 NBA와 중국 사이에 홍콩 시위 옹호 트윗을 놓고 벌어진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 정치권이 미 NBA에 대한 중국 정부의 비난을 반박하고 나서면서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누구도 자유의 목소리를 내는 미국인에게 금지령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 의원은 “NBA가 중국 공산당 정부를 기쁘게 하기 위해 로키츠 단장을 버렸다. 역겨운 일”이라며 돈이 아닌 자존심을 지키라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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