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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DS 5차전 구원투수 류현진, 볼 수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7일 디비전시리즈 3차전 승리투수였던 류현진이 5차전 불펜 투구를 준비한다. 연합뉴스

7일 디비전시리즈 3차전 승리투수였던 류현진이 5차전 불펜 투구를 준비한다. 연합뉴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경기 도중 마운드를 향해 걸어올라간다. 투수로부터 공을 건네 받은 로버츠 감독은 포수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류현진(32)에게 건넨다. 10일 오전 9시 37분(한국시각)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뭉에서 열리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승제) 5차전에서 볼 수도 있는 그림이다. 류현진이 MLB 데뷔 후 첫 포스트시즌 구원등판을 준비한다.

LA 다저스는 8일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 NLDS 4차전에서 1-6으로 졌다. 워싱턴 선발 맥스 셔저가 7이닝 동안 4피안타(1홈런) 3볼넷을 내주고 1실점 호투했다. 셔저는 이번 가을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2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와일드카드 카드 게임에서 선발로 나와 5이닝 4안타 3실점(투구수 77개)했던 셔저는 사흘 뒤 다저스와 NLDS 2차전에서 깜짝 등판했다. 4-2로 앞선 8회 말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다. 로버츠 감독이 "셔저가 나올 것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예상외의 일이었다. 셔저는 최고 시속 160㎞ 직구로 1이닝을 완벽하게 막았다. 그리고 이틀 뒤 4차전에서 선발등판해 최고 시속 158㎞를 뿌렸다.

다저스는 셔저와 똑같은 역할을 류현진에게 맡기려고 한다. 5차전을 앞두고 다저스는 1차전 승리투수 워커 뷸러, 워싱턴은 2차전 승리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를 선발로 예고했다. 그리고 다저스는 류현진을 불펜에 대기시키기로 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지면 끝'이기 때문이다. 류현진도 "불펜 등판도 좋다"고 말했다. 류현진 뿐만은 아니다. 2차전 선발 클레이턴 커쇼는 "나도 나가겠다"며 등판을 자원했다. 커쇼는 이미 2016~18 포스트시즌에서도 불펜으로 나선 경험이 있다. 로버츠 감독은 "모든 선수가 (불펜등판이) 가능하다"며 "류현진이 5차전에 필요하다. 류현진이 커쇼, 켄리 젠슨, 조 켈리, 애덤 콜라렉과 함께 불펜으로 등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류현진의 불펜 투입 가능성이 높다고 보긴 힘들다. 류현진은 프로 데뷔 이후 구원투수로 나선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2006년 동산고를 졸업하고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은 입단 후 곧바로 선발투수 자리를 꿰찼다. KBO리그에서 7시즌 동안 190경기를 나섰고, 그 중 181경기를 선발로 뛰었다. 전반기나 시즌 마지막 등판, 부상 후 복귀기간 정도에만 구원투수로 나섰을 뿐이다.

5차전 불펜 등판 가능성이 매우 높은 클레이턴 커쇼. [AP=연합뉴스]

5차전 불펜 등판 가능성이 매우 높은 클레이턴 커쇼. [AP=연합뉴스]

2013년 미국 진출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정규시즌 126경기를 치르는 동안 125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 2017년 5월 2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4이닝 무실점 세이브)에서 딱 한 번 구원투수로 나선 적이 있다. 당시 류현진은 선발 경쟁에서 밀려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 등판도 충분히 준비기간(7일 휴식)을 가진 뒤 긴 이닝을 던졌기 때문에 일반적인 구원 등판과는 달랐다. 이날 경기 호투로 바로 선발진에도 복귀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8경기 모두 선발로 나왔다.

무엇보다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4승제)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류현진을 아낄 것으로 보이다. 만약 다저스가 NLDS 5차전을 이기면 하루만 쉬고 NLCS 1·2차전을 치러야 한다. 커쇼와 류현진을 모두 투입한다면 당장 내보낼 선발투수가 없다. 둘 중에 한 명을 남긴다면 아무래도 류현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등판할 수 있겠지만,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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