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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수출규제 동시 해제…"이낙연 방일이 계기 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오는 22일 도쿄에서 열리는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 의식에 한국 정부가 이낙연 총리 등의 파견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지소미아(군사정보보호협정)종료 결정과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한·일 양국이 함께 내려놓는 ‘동시행동’을 양국 정치권이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인사를 나눈 뒤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인사를 나눈 뒤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꽉 막힌 양국 관계를 풀기 위해 양국의 정치인들이 해결책을 찾아 나선 모양새지만, 이같은 시도가 청와대와 총리관저 등 아직 강경론이 우세한 양국 정부까지 움직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韓은 지소미아 종료 취소, 日은 수출규제 해제" #22일 이낙연 등 방일 계기로 논의 확산 가능성 #일본내에 "한일관계 이대론 안돼"분위기 확산 #강경론 우세 청와대와 총리관저 설득이 관건

양국 정치권의 움직임에 밝은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은 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11월 하순 지소미아가 실제로 종료되기 이전에 한국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하고, 일본은 화이트국가에서의 배제 등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해제하는 ‘동시 행동’방안이 양국 의원연맹 등을 통해 심도있게 추진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 인사의 일왕 즉위 의식 참석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정치권의 움직임은 최근 일본에서 “한·일관계가 이대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 [연합뉴스]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 [연합뉴스]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일본 자민당 간사장은 지난달말 TV에 출연해 “한국도 노력할 필요가 있지만, 우선 일본이 손을 내밀어 양보할 수 있는 것은 양보해야 한다","일본은 더 어른이 돼 한국의 주장을 잘 듣고 대응해나가는 도량이 없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8일 산케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자민당의 나가시마 아키히사(長島昭久)의원은 7일 자신의 블로그에 "더 이상 양국 관계가 냉각되면 중국,러시아,북한에 의한 ‘분단공작’의 함정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 강화를 해제하자"고 제안했다.

한국내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여행 안가기'로 인한 일본의 지방경제와 기업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양국 정치권이 추진중인 ‘한·일 동시 행동’시도가 결실을 보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그동안 “한국은 먼저 국제약속부터 지켜라”라며 징용문제의 우선적인 해결을 주장해온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와 총리 관저가 ‘징용문제를 제외한 지소미아-수출규제 조치 우선 해결'에 동의할 것이냐다.

이와관련해선, 한국내에 압류된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를 늦추는 방식으로 징용 문제는 일단 보류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사법부 판결와 피해자 입장 존중을 강조해온 한국 정부가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언론들은 8일 "22일 도쿄에서 열리는 일왕 즉위 관련 의식에 한국에선 이낙연 총리가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일본 언론들은 8일 "22일 도쿄에서 열리는 일왕 즉위 관련 의식에 한국에선 이낙연 총리가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일본의 마이니치 신문과 산케이 신문은 8일 “한국 정부가 22일 일왕 즉위 의식에 이낙연 총리를 파견하겠다는 의향을 일본측에 전달해 양국이 최종 조정중”이라고 전했다. 산케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은 없어졌다"는 외교소식통의 발언을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문 대통령이 오더라도 (아베 총리와의)회담이 실현될 전망이 서지 않기 때문에 결국 이 총리를 파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1990년 11월(아키히토 전 일왕의)즉위 의식에 강영훈 총리를 파견했던 한국 입장에선 양국 관계개선에 대한 여지는 남겨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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