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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입구·보문역 등 5곳 WHO기준 라돈 농도 초과"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1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생활에 자주 쓰는 제품에서 기준치를 훨씬 웃도는 라돈이 검출되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뉴시스]

지난해 11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생활에 자주 쓰는 제품에서 기준치를 훨씬 웃도는 라돈이 검출되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뉴시스]

성신여대입구역과 보문역 등 서울 지하철역 5곳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시가 지하철 역사 52곳의 라돈 농도를 측정해보니 성신여대입구, 보문, 북한산보국문, 솔샘, 삼양역 등 5곳이 WHO 기준(100㏃/㎥)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우이경전철 역이다.

연중 라돈 농도가 가장 높은 시기인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측정했다. 지하철역의 대합실과 승강장에서 농도를 측정했다.

라돈 농도가 가장 높은 역은 성신여대입구로 WHO 기준치의 3배인 313.9Bq/㎥에 달했다. 이어 보문(194.7Bq/㎥), 북한산보국문(193.8Bq/㎥), 솔샘(158.2Bq/㎥), 삼양(131.2Bq/㎥) 순이었다. 환경부 다중이용시설 권고기준(148Bq/㎥)을 초과하는 역사는 이중 삼양역을 제외한 4곳이었다.

미국 환경청 기준(74Bq/㎥)을 초과하는 역사는 13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언급된 5개 역사를 포함해 남태령(4호선), 충정로(5호선), 마들(7호선), 중계(7호선), 서울숲(분당선), 삼양사거리(우이경전철), 정릉(우이경전철), 삼전(9호선)이었다.

신용현 의원은 “52개 역사만 대상으로 한 조사이기에 실제 더 많은 역에서 라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될 수 있다”며 “역사 내 라돈 물질은 성인뿐 아니라 영ㆍ유아에게도 유해한 만큼 라돈 전수조사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 기준치를 넘은 4개 역은 심도가 깊고 화강암이 많은 지역”이라며 “해당 역들이 환승역이라 역을 신설하기 위해 깊게 땅을 팔 수 밖에 없었다. 라돈이 화강암이 많은 곳에서 나오기 때문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지하수를 통해서 라돈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집수정(물저장소)에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고 환기가동시간을 늘리고 승강장에 대형선풍기를 설치했다"며 "시행사에서 매일매일 주마다 역을 돌아가며 라돈을 측정하고 있는데 9월 하순에는 모두 100Bq/㎥이하로 측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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