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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보육 전담교사 35%가 ‘겸직’...보육체계 개편 차질빚을듯

중앙일보

입력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교사.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중앙포토]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교사.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중앙포토]

정부가 기존 맞춤형 보육을 폐지하고 기본 보육(7시간)+연장 보육(최대 5시간)으로 구분하는 어린이집 보육체계개편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연장보육에 필수적인 전담교사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개편 작업 추진에 차질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어린이집의 연장반 전담보육교사 186명중 35%인 65명은 전담이 아닌 기존교사 업무를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이번 보육체계개편을 공개하면서 오후 4시 이후 연장보육반을 낮 근무로 지친 당번 교사가 아닌 활력 있는 교사가 전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일 보육에 지친 담임교사는 근무 여건이 개선되고 장시간 보육이 필요한 아동은 안정감있는 보육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30%가 넘는 연장보육 전담교사들이 담임교사, 시간연장교사, 보조교사 등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은 이전 보육체계와 별 다를 바 없는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보육교사들의 업무에 대한 피로는 해소되지 않았고 이는 아동들에게 전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한 사람의 보육교사가 장시간 근무하는 보육근무환경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저녁시간 근무를 기피하는 현상으로 대부분의 연장보육반 전담교사 연령은 40~60대 중장년층이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경력이 높은 교사가 연장 보육반을 맡는다면 장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전체 보육교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20~30대 보육교사들이 연장보육을 기피한다면 연장보육반의 교사 수급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희 의원은 “이번 시범사업 진행 결과 수도권보다 지방일수록 연장보육교사 수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연장보육 전담교사의 경우 한 달 월 인건비 97만3000원에 불과해 최저임금보다 약간 높은 정도다. 야간근무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 등 임금에 대한 추가 지원 방안을 마련해 보육교사 인력 수급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범사업으로 문제가 드러난 만큼 이를 보완해 내년 3월에는 어린이집에서 차질없이 보육체계개편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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