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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찾아"필사의 탈출|북한인 귀순 어제새벽 한강하류 건너 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북한군 소위와 상사·간호원 등 남녀 3명이 10일 새벽 한강하류를 헤엄쳐 귀순해왔다.
북한군 6사단 13연대 2대대 5중대 1소대장 김남준 소위(27)와 부 소대장 김광춘 상사(24),개성시 소아병원 간호원 임정희씨(24·여)등 3명은 10일 오전5시45분 경기도 김포군 하성면 포암 2리 앞 한강을 헤엄쳐 건너와 해병 초소병에게 발견돼 귀순의사를 밝힌 뒤 이날 오후 서울로 옮겨졌다.
국방부 김지욱 대변인은 10일 오전 이들의 귀순사실을 발표하고 귀순동기 등 구체적 내용은 조사가 끝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탈출경위=수영복과 튜브를 몸에 맨 간호원 등 3명은 10일 오전3시쯤 북한측 임한리 앞 한강을 떠나 3m정도 헤엄쳐 귀순했다.
이들은 탈출직전 의형제·의남매를 맺고 각각「인간의 자유를」「자유대한 만세」등 혈서를 쓴 길이45cm·폭10cm의 광목 띠를 왼팔에 매고 있었다.
이들은 북한을 떠날 때 당원증을 위조, 가짜 중앙당 연락소 직원증까지 만들었으며 자동소총1정, 권총1정, 단도1개, 탄창1개 등 무기와 비상식량을 휴대했었으나 수영도중 모두 잃어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3명은 탈출도중 철조망에 걸리고 물에 베인 상처가 많았으나 모두 건강한 모습이었다.
◇구조=이날 오전 5시41분 우리 쪽 해안에서 1백50여m 떨어진 초소에서 근무중이던 해병 고명운 상범(21)등 2명이 이들을 첫 발견했다.
이들 중 초소 앞에 처음 도착한 김 소위가『국군, 사람 살려요』라고 고함쳐 구조됐으며 40분 뒤 김 상사가, 오전 7시40분쯤 이곳에서1·5m떨어진 하류에서 기진한 채 떠내려가던 간호원이 실신상태로 해명에 의해 각각 구조됐다.
이들은 건너오는 도중 다행히 북측 경비병에게 발견되지 않아 총격은 받지 않았다.
◇귀순동기=지난 5월부터 탈출준비를 해왔다는 이들은『북한이 사회주의 사회라고 떠들어대면서도 굶어죽는 사람이 생기는 등 생활이 불안정한데도 김일성 부자 우상화와 특히 최근 김정일에 대한 아첨이 늘고 경제적으로 고립된 체제에 염증을 느껴 죽음을 각오하고 귀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위는『야간에 장교들끼리 TV를 조작, 남한방송을 보고 북한측의 선전이 허위라는 것을 알게됐다』며『북한군에는 자신과 같이 귀순의사를 갖고있는 군인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인적사항=김 소위는 중학교를 졸업, 80년 일반사병으로 입대했으며 84년 결혼, 3살난 아들이 있다고 밝혔다.
김 상사는 6남매의 막내로 부모가 사망했으며 간호원 임씨는 86년 같은 병원 남자(26)와 중매결혼, 2살난 아들을 두었다.
임씨의 부모는 모두 생존해 있으며 아버지는 금을 캐 외화벌이를 하는「개성은덕 관리국」국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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