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지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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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차례는 부모·조부·증조부·고조부까지 4대 봉 제사를 하기도 하는데 각 가정의 형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차례가 일반 제사와 다른 점은 메(밥)대신 햇곡식으로 한 송편과 햇과일을 올리는 점, 축문이 없고 술을 한잔만 올린다(무축단헌)는 점이다.
◇진설(진설)-지역·집안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기본 원칙은 제주의 위치에서 볼 때 좌측에 포, 우측에 식혜(좌포우혜),동쪽에 어류, 서쪽에 육류(어동육서)를 놓는 것이다. 또 생선의 머리가 동쪽, 꼬리는 서쪽(두동미서),과일은 왼쪽으로부터 대추·방·감·배(조율유리)의 순 혹은 붉은 색은 동쪽, 흰색은 서쪽(홍동백서)의 방법을 따른다. 이 두 가지의 과일 배열 순서가 어긋나고 지역마다 다른 것은 조선시대 사색당쟁 때 서로 반대의 예법을 고집했기 때문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신위 쪽에서부터 첫째 줄에 시병(제사 때 수저 담는 그릇)과 송편, 둘째 줄에 쇠고기나 돼지고기·전·적(자)·떡 등을, 셋째 줄에 탕류, 넷째 줄에 나물류, 다섯째 줄에 과일과 다식·산자 등을 놓는다.
시접은 조상을 한 분만 모실 때는 제주 쪽에서 볼 때 송편의 좌측에, 두 분을 함께 모실 때는 가운데 올린다.
◇신위봉안(신위봉안)-돌아가신 분의 사진을 놓거나 지방을 쓴다. 지방은 한지백지로 하되 가로6cm·세로18cm가 적당. 위는 둥글게, 아래는 반듯하게 자른다. 제주 쪽에서 볼 때 아버지는 왼쪽, 어머니는. 오른쪽에 모신다.
◇강신(강신)-혼령을 내리게 하는 의식. 제주가 향로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세 번 향을 피운다. 구부렸다 일어나 두 번 절한 후 조금 뒤로 물러나 무릎을 끓고 앉는다.
왼편 집사(젊은 남자자손)가 탁자 위의 잔대를 들고 제주 왼쪽에 무릎을 꿇고 잔을 드리면 오른편 집사가 술을 붓는다.
제주는 받은 술을 모사 위에 세 번에. 나눠 붓고 나면 왼쪽 집사가 빈잔을 받아 상위에 놓는다. 제주가 구부렸다 일어나 두 번 절한다.
◇참신(참신)=제주이하 차례 참가자들이 모두 두 번 절한다. 남자는 왼손을 오른손 위에,여자는 오른손을 왼손 위에 올려놓는다. 여자는 네 번 절 하는게 원칙이나 남자와 같이 두번 해도 상관없다.
두 손은 가슴정도 높이에 놓고 그대로 구부려 정성을 다해 천천히 절한다.
바닥에 머리가 닿지 않게 하고 끝난 후 잠시 손을 맞잡고 고개를 숙인 후 다시 손을 내린다.
◇헌작(헌작)=제주가 아버지 신위 앞 잔을 들고 동쪽을 향해 서면 오른쪽 집사가 잔에 술을 붓는다. 제주가 받들어서 왼쪽 송편 그릇 옆에 놓는다.
그 다음은 어머니 신위 앞 잔을 받들어 술을 부은 후 오른편 송편 그릇 옆에 놓는다. 제주의 동생 등 자손들이 차례로 술을 올려도 된다.
◇삽시(삽시)-좌우 집사는 젓가락을 송편 위에 올려놓는다. 그 다음 제주가 두 번 절하고제자리로 돌아간 후 참여자들은 약간 외면하고 기다린다. 젓가락을 다른 음식으로 옮겨놓아도 좋다.
◇사신(사신)-집사가 젓가락을 내려 시접에 가지런히 놓는다. 제주와 참가자가 모두 두 번 절한다.
제주가 지방을 불사르고 참가자들과 함께 대문밖에 나가 고개를 숙여 고인과 이별한다.
◇음복(음복)-차례 참여자와 온 식구가 한자리에 모여 앉아 조상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음식과 술을 나누어 먹는다.<고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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