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전자담배 흡연 부추겨” 비판에…쥴, 결국 CEO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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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쥴. [AP=연합뉴스]

전자담배 쥴. [AP=연합뉴스]

 전자담배 ‘쥴’(Juul) 제조사인 ‘쥴 랩스’의 케빈 번스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난다고 미국 언론들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청소년의 전자담배 흡연을 부추겼다는 비판에 직면하면서다.

쥴 랩스의 지분 35%를 보유한 글로벌 담배회사 알트리아그룹의 K.C. 크로스와이트가 대표직을 맡게 된다. 쥴 랩스는 CEO를 교체하는 동시에 미국 내 전자담배 광고도 중단하기로 했다.

쥴이 미국 내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하고 연방·주 정부의 잇따른 규제강화에 직면하게 되자 CEO 사퇴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쥴은 지난 2015년 출시 이후 전자담배 시장의 40%를 장악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10대 청소년 사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미국의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쥴이 자사 제품 이미지를 20~30대의 ‘멋진 라이프스타일 액세서리’로 각인시켜 10대들을 매료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SNS에서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를활용해 마케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식품의약국(FDA) 등이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관련, 쥴은 “규모가 작고 수명도 짧은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다”고 해명했다. 30세 이상 흡연자 등 10명 미만에게 상품 홍보 대가로 1만 달러 미만을 지불했다면서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마케팅이 10대에게 어필하는 것처럼 보였다면 유감”이라면서 공식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폐쇄하고 달콤한 향이 나는 제품 판매를 철회했다.

앞서 번스 CEO는 일련의 논란과 관련해 지난 7월“전자담배는 그들을(청소년층)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부모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최근에도 비흡연자들에 대해 “여러분은 우리가 추구하는 고객이 아니다”라며 선 긋기에 나섰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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