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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집 11시간 수색 논란에…검찰 “영장 두 번 더 받느라 길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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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벌어진 23일 취재진이 점심 식사를 전달하고 나온 배달원에게 내부 상황을 묻고 있다. 검찰 수사관들이 조 장관 가족 앞에서 짜장면을 시켜먹었다는 네티즌들의 비판이 일자 검찰은 가족의 권유로 한식을 주문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상선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벌어진 23일 취재진이 점심 식사를 전달하고 나온 배달원에게 내부 상황을 묻고 있다. 검찰 수사관들이 조 장관 가족 앞에서 짜장면을 시켜먹었다는 네티즌들의 비판이 일자 검찰은 가족의 권유로 한식을 주문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상선 기자

조국(54)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이 길어진 이유는 압수수색 도중 검찰이 법원에서 두 차례 추가 영장을 발부받았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변호인이 수색 대상 이의 제기 #금고기술자 왔다는 건 사실무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은 23일 오전 9시부터 11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가정집 압수수색치곤 이례적으로 오랜 시간이 소요돼 여러 해석이 나왔다. 검찰 수사관들은 이날 오전 8시 30분쯤 검은색 카니발을 타고 아파트 앞 주차장에 도착한 뒤 조 장관이 출근할 때까지 30여분간 대기하다 자택에 들어갔다. 이날 압수수색에는 여성 수사관을 포함해 검사와 수사관 7명이 동원됐으며, 오후 8시쯤까지 진행됐다.

검찰은 논란이 커지자 압수수색 과정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조 장관 일가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24일 “압수수색 집행 과정에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다려달라는 조 장관 측 가족의 요청이 있어 진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후 입회한 변호사가 압수수색 대상 범위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면서,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두 차례 순차적으로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영장을 추가로 발부받느라 시간이 길어졌다는 의미다. 이날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조국 장관이 아들(23)의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관련 증명서 발급에 직접 관여했는지 증거를 찾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조 장관 아들이 지원한 충북대·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대학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조 장관의 아들은 고3 때인 2013년 7~8월 증명서를 발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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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로부터 이달 초 임의 제출받은 자택 컴퓨터를 통해 딸(28)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증명서 발급에도 조 장관이 관여한 증거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파일에는 딸을 논문 1저자로 등재해 준 장영표(61) 단국대 교수의 아들과 또 다른 변호사의 아들 증명서 발급과 관련한 기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도 조 장관과 친분이 있는 사이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11시간 압수수색 시간을 비춰 보면 검찰이 컴퓨터 파일 뿐 아니라 집안 문서에서도 관련 기록을 찾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초유의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이었던 만큼 방배동 아파트 마당에는 취재진과 주민, 유튜버가 섞여 북새통을 이뤘다. 상황을 지켜보던 한 주민들도 “역사적인 현장인데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 나왔다” “빨리 상황이 정리됐으면 좋겠다”며 취재진 인터뷰에 응했다.

그러다 한 주민이 ‘금고를 열기 위한 기술자가 조 장관 집에 들어갔다’는 말을 하면서 ‘조 장관 가족이 금고를 열어주지 않아 압수수색이 길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검찰은 “금고 압수를 위해 금고 기술자를 불렀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날 조 장관은 오후 10시쯤 자택에 들어섰다. 법무부 청사에서 방배동 자택까지 20분 거리인데 오후 6시 30분에 퇴근한 뒤 3시간 30분 후에야 집에 도착했다. 검찰 수사관과 마주치는 걸 피해 제3의 장소에 들른 뒤 귀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 장관은 퇴근 뒤 가족들을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경심 교수 측 변호사는 “압수수색 당하는 것 자체가 고통”이라며 당일 분위기를 전했다.

김민상·김태호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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