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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가장 나쁜 게 먼지털이식 수사"…비문 의원 "참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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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 “검찰 수사 관행상 가장 나쁜 게 먼지털이식, 별건 수사”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 가족 관련 수사가 한 달째 진행되면서 수사팀 검사만 20명에 수사관 50명이 동원됐다고 한다. 이렇게 대규모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까지 확실하게 진실이 밝혀진 게 별로 없는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한 달 동안 하면서 확실한 증거가 아직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수사가 상당히 난항을 겪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오전 9시 30분 최고위원회의 시작 직전 검찰의 조 장관 자택(서울 방배동) 압수수색 소식을 보고받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 대표의 이날 발언 취지를 놓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지만 조 장관 본인의 연루 사실은 없다”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아무쪼록 검찰개혁을 막기 위한 총력수사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언론을 향해서도 “지난 한 달 (조국 관련) 언론 기사가 130만 건이 넘는다고 그런다”며 “이 중 진실이 얼마나 있는지를 되돌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6일 당시 조국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당은 장관 임명 발표 후 관련 보도량을 문제 삼으며 “네이버 조사 118만건”이라고 주장했지만 이후 팩트체크 과정에서 네이버 검색 방식에 의해 증폭된 숫자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이 대표가 재차 과장된 숫자를 언급한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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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기류는 이날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진 뒤 더욱 복잡해졌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검찰이 다른 할 일도 많은데 조 장관에게만 너무 과잉 수사를 하고 있다”며 “한 달 정도 수사를 했으니 이제는 속히 정리하는 수순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친문 세력을 중심으로 일각에서는 조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론도 나왔지만, “조 장관 본인과 관련된 수사여서 지휘권을 발동할 경우 역풍이 크다”는 우려에 묻히는 분위기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한 비문 의원은 “아직은 당내에서 ‘할 말은 많지만 당 분열로 비칠 수 있는 행동은 삼가자’는 기조가 다수인데 과연 이게 얼마나 더 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며 “이거 참 걱정이네요”라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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