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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개발자 김택진 효과…리니지2M 최단기 300만 예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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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김택진. [연합뉴스]

김택진. [연합뉴스]

이르면 11월 정식 출시 예정인 엔씨소프트의 신작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2M’이 사전 예약 개시 5일 만인 지난 10일 300만 명을 돌파했다. 17일 현재는 사전 예약자 수가 400만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개발 보고체계 단순화하고 #1만명 집단전투 아이디어 직접 내 #엔씨 주가 52만원대 최고가 육박 #추석엔 전 직원에 특별격려금

300만 돌파 기록은 전작인 ‘리니지M’보다 9일 빠른 기록으로 역대 국내 모바일 게임 중에서도 가장 빠르다. 17일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주당 5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초(6일 기준, 55만2000원)엔 55만원을 넘겼다. 52주 신고가 수준이다.

예단은 이르지만, 리니지2M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현재 상황을 두고 ‘김택진(52) 효과’라 평하는 이들이 다수다. 엔씨소프트 창업자인 그는 현재도 최고경영자(CEO) 겸 게임개발총괄(CCO·Chief Creative Officer)로 활동 중이다. 직접 게임 개발을 챙긴다는 의미다.

엔씨는 전통적으로 자사가 직접 개발한 게임을 직접 판매한다. 외부에서 만들어진 게임을 사들여 파는 ‘퍼블리싱’에 주력하는 타 업체들과는 다른 전략이다. 대신 내놓는 게임 수도 2~3년에 한 개 꼴로 적다. 하지만 그만큼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다. 전작인 리니지M은 2017년 6월 출시 이후 29개월 연속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엔씨는 최근 수년간 급변하는 게임 환경 변화에 맞춰 조직도 바꿨다. 2016년 게임 개발 조직을 ‘시드(Seed)’와 ‘캠프(Camp)’로 재편했다. 시드는 게임 개발 초기 프로젝트를, 캠프를 어느 정도 개발이 진척된 게임 개발을 맡는다.

보고 체계도 단순화했다. 과거엔 개발 담당 임원을 거쳐야 했지만 이젠 각 캠프 책임자가 직접 김 대표와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엔 게임 개발 관련 전문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인 ‘DSC (Development Steering Committee)’를 신설했다. DSC는 콘텐트 스토리와 프로그래밍 등 게임 개발 분야별 책임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분야별 전문성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리니지2M의 개발도 김 대표 본인이 주도했다. 개발 초기부터 “주어진 기술적 환경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라”고 강조했다. 덕분에 리니지 2M은 모바일뿐 아니라 현존하는 모든 디바이스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그래픽(4K UHD)를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모바일 게임을 PC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개발해 게임을 어떤 디바이스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리니지2M 상에서 1만 명 이상의 대규모 전투가 벌어질 수 있도록 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그는 “리니지의 매력은 집단 전투다”라며 전투 시스템의 혁신을 주문했다. 이런 혁신 덕에 그는 리니지2M을 두고 “단언컨대 앞으로 몇 년 동안 기술적으로 리니지2M을 따라올 수 있는 게임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직원들에게 통 큰 보상을 하는 거로도 유명하다. 지난 설에 이어 이번 추석에도 엔씨소프트 전 직원에게 ‘특별 격려금’으로 100만원씩을 지급했다. 리니지M 출시 당시에도 “직원들의 공로에 보답하겠다”며 일괄 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 직원들과 자전거 동호회 활동 등을 함께 하는 등 ‘소탈한 경영’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김 대표에게 ‘게임산업=질병’으로 바라보는 외부 시선은 여전히 부담이다. 올해 초부터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 등에 참석해 업계를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이유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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