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쓰나미 사망자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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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진해일이 닥친 인도네시아 팡안다란에서 18일 주민들이 쓰레기 더미로 뒤덮인 길을 오가고 있다. [팡안다란 AP=연합뉴스]

인도네시아가 또다시 지진해일(쓰나미) 공포에 떨고 있다. 인도네시아 관영 안타라 통신은 인도양에서 17일 발생한 강진으로 지진해일이 자바섬 해안을 덮치면서 357명이 숨지고 160여명이 실종됐다고 18일 보도했다. 지진은 17일 오후 3시19분(현지시간) 자카르타 남부 350㎞ 떨어진 인도양 해저에서 발생했으며 진도는 7.7로 기록됐다.

현지 메트로 TV는 부상자는 295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일본인 4명과 독일인 2명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해변에서 놀던 5살과 10살 된 스웨덴 어린이 2명도 실종됐다. 인도네시아 위생부 관계자는 18일 "사망자와 부상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피해가 컸던 치아미스 지역의 아구스 수트리스노 구조대장은 AP통신에 "현재 지진해일이 덮친 해안을 따라 1500여 명의 구조대가 생존자 구조 작업을 하고 있으며 사망자들이 계속 발굴되고 있다"고 말했다. 치아미스는 자카르타에서 남동쪽으로 270㎞ 떨어진 해안 지역이다.

두디 주나이디 구호센터 관리는 "피해가 가장 컸던 유명 해변 휴양지 팡안다란에서는 2만3000명의 주민들이 가옥이 부서지거나 또 다른 지진해일이 몰려올까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대피해 있다"고 말했다. 팡안다란에서만 최소 172명이 숨지고 85명이 실종된 것으로 18일 집계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긴급구조본부를 설치하는 등 피해지역에 대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피해 해안의 길이가 174㎞에 이르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바섬 해안에는 지진해일 조기경보가 전해지지 않아 주민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 자카르타 기상대 측은 지진 발생 뒤 곧바로 인도네시아와 호주 일부 지역에 지진해일 조기경보 시스템이 발령됐으나 피해 지역에는 경보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인도 정부도 수마트라 섬에는 두 곳에 지진해일 경고 시스템이 마련돼 있으나 피해를 본 자바섬에는 한 곳도 없다고 확인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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